개인/생활 속에서

가을의 단상

청풍헌 2011. 9. 13. 08:57

가을의 단상

생명을 다한 나뭇잎은 화려한 색갈로 몸치장 하고

운치좋은 풍경을 나에게 선사한다.

무더운 여름을 착실히 견뎌낸 나뭇잎은 엽록소의 마지막 몸부림으로

카로틴 크산토필의 동화작용이 푸른 도화지에 노랗고 붉은점을 뿌려 놓았다.

 

가을!

어쩌면 쓸쓸한 노병의 퇴장인지? 아님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몸부림 인지?

눈과 귀와 마음을 정화하는 자연의 조화로움 이었나? 

자연의 신비를 담기위한 인간의 노력은 희끗한 머리카락 만큼이나 연륜이 보이건만

어찌 자연의 섭리를 다 알수가 있겠나.(지난 가을날의 단상)

 

올 추석을 유난히 일찍들어 온 산과 들이 가을색을 옅게 띄고 있었네.

진종일 오는비와 간간히 비치는 짧은 했살을 오롯이 받아들여 

생명의 결실을 맺고 있다. 

벼,나락,쌀밥,고개숙임,수매,나락태작,메뚜기,미꼬레이,이삭줍기..... 

지붕위에 걸터앉은  늙은 호박은...  

슬레이트 지붕 처마밑에 주렁주렁 매달린 양념 덩어리는

올 겨울 식탁에 올라올 붉은 김치에 으깨고 찢이겨져

매콤하고 개운한 향기를 내겠지요.

 

가을은

기다리는 마음일까

나도 누군가를 기다려 본다.

그리운 누군가를.....

 

2011.9.12.가을의 문지방을 넘으며 벡세청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