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책 이야기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청풍헌 2016. 8. 21. 14:30

"소설가 이기호 작가와의 만남" 이라는 공지가 떴다

이병진 책방지기가 페이스 북에 참가여부를 보내왔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이 생겼다

너무 더워 사실 정신이 몽롱한 상태다

날마다 하루를 보내기가 힘들다

추용호 소반장의 일도 잘 풀리지 않고 식욕도 잃고 머리가 멍해졌다


목요일의 별다른 일정은 없다

가 보고는 싶은데 작가에 대한 지식도 없으며 더군다나 책도 한번 읽어보지 않았는데 그 자리에 가기란 망설여진다

그래도 분위기를 한번 살펴보고자 인평동 가는 퇴근버스를 탔다

해저터널에 하차하여 음악당을 가로질러 바라보니 공방에 불이 보이고 몇 사람이 있어 그곳으로 먼저 갔다

아는 사람이 있어 몇 마디 나누고 메모리 홀로 들어갔다


5~60여명이 모였다통영지역 독서모임 산책에서 이기호 작가를 섭외하고 

남해의 봄날한산신문이 후원하는 작가와의 만남 북 콘서트였다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사과는 잘해요”, “최순덕 성령 충만기”, “김 박사는 누구인가?” 등을 집필한 작가라는 것만 알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다른 일반적인 제목이 아니라 약간 말랑말랑한 제목이다

이러한 제목을 붙인 이유는 지식인을 위한 계몽문학에서 탈피할 목적으로 2000년대를 전후하여 이러한 변화가 일어났다


작가는 박경리 선생과의 인연을 먼저 이야기했다

원주 출신인데 본인의 옆집에 박경리 선생이 이사와 사시면서 토지를 집필 했던 것이다

어릴 때는 몰랐지만 이후 성인이 되고 문학을 하면서 선생을 생전에 딱 한번 뵈었다고 한다

본인의 단편소설에 원주통신이 있는데 이것을 보시고 누군지 궁금해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소설의 캐릭터가 찌질이시봉이등 사회적 미성숙자들을 등장시킨 이유는 본인의 자화상일수도 있다

라는 것도 기계적인 왜가 아니라 나만의 왜가 되어야 한다

너무나 익숙한 뻔한 결말의 왜가 아니라 생각하는 왜?, 원인과 결과를 새롭게 창출하는 왜가 되어야한다

관계는 사람과의 설정과 이해에 있다

나만의 방식으로 왜를 찾아야 한다


글쓰기는 꾸준함집중성실함이다아무도 방해받지 않는 장소가 필수다

본인은 연립의 방 한 칸을 얻어 밤 9시 출근하여 새벽 4시에 집으로 퇴근하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작가는 외로워야한다

아일랜드가 많은 작가들이 탄생한 이유는 그런 것이다

외로워야 하고 고통이 필요하다


나의 소설은 말로 전해지는 구어체가 많다

그 이유는 말과 글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다

퇴고 시에는 소리 내어 읽어본다

호흡이나 리듬을 읽을 수 있고 때로는 녹음하여 듣기도 한다


소설이나 문학을 추구하는 것은 공김능력을 키우는 과정이다. 

어떤 사물이나 사건을 동일 시 해서는 그 감정이 오래가지 않는다

즉 스스로 감정에 대입 시켰을 때 오래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를 이해하려고 할 때 새로운 시선이 생기고 많은 생각을 이끌어 낸다

책을 읽는 것은 나로부터 멀어지는 행위다

기존의 나가 아닌 또 다른 나를 찾아가는 것이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


책을 한권 구입했다

웬만해선 아무렇지도 않다.” 작가의 말에 이렇게 적혀있다.

 

짧은 글 우습다고 쉽사리 덤볐다가

편두통 위장병에 골고루 앓았다네

짧았던 사랑일수록 치열하게 다퉜거늘

 

몇 편을 읽었는데 짧지만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아내의 방’, ‘우리에게 1누구에게 7년 등이다.’




2016.8.18. 윤이상 기념관 메모리 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