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95회 일요걷기(지리산 소풍, 악양)

청풍헌 2017. 11. 9. 19:48

언제부터인가 지리산 둘레길 소풍날 빠짐없이 참석을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회원들과 함께 지리산 소풍에 왔다. 매년 가을 날 펼쳐지는 소풍은 풍성한 가을과 단풍을 함께 즐기는 멋진 날이다. 지리산은 어머니의 산이다. 넉넉한 어머니의 품 같은 자연을 즐기고 보고 느끼는 아름다운 소풍날이다. 지리산 둘레 길에 어깨를 맞대고 있는 5개 시군이 돌아가면서 주최를 하는 축제로서 각 지역마다 특성이 있다. 올해는 하동군이 주최를 하여 악양면 일대에서 진행 되었다. 평사리 들녘은 추수가 끝나 황량했지만 논바닥을 걷는 재미가 있다.

 

악양면 생활체육공원에서 시작된 걸음은 대축마을로 향했다. 사실 이 길은 토지 길을 비롯하여 백의종군로 등 수 차례 걸었던 길이다. 평단한 길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왔다. 행사가 시작되고 동네를 올라가는데 매우 가팔랐다. 대봉감이 있어 눈이 호강을 하지만 그래도 힘들었다. 소원지 적는 구간에 문암송이 있었다. 문암송은 바위 위에서 자라는 거대한 소나무다.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신목이다. 중간에 대봉 감을 무료로 나눠주는 곳에서 무척 정체가 되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평사리 공원에는 대봉감 축제가 함께 열려 잔치분위기를 더했다. 점심을 먹고 황안나 선생님과 기념사진을 찍고 동정호로 향했다.

 

중국의 악양에 있는 동정호를 만들어 놓았다. 동정호 주변의 버드나무는 주산지의 나무 못지않게 멋진 장면을 연출했다. 물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위로 굽은 나무는 세월의 무게를 이겨낸 풍상을 하고 있으며 몇 남지 않은 잎사귀는 마지막 생명을 전해주었다. 이리저리 카메라를 탓하며 셔터를 누르고 감상했다. 2년 전 봄날에 토지 길을 걸을 때 봄비를 흠뻑 맞으며 초가에서 비를 피하던 생각이 났다. 부부 송을 지나 추수가 끝난 논바닥으로 들어섰다. 발끝에 오는 감촉이 부드러웠다. 완전히 마르지 않은 논배미는 우레탄을 깔아놓은 곳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이다. 흙냄새와 함께 바닥에 있는 볏짚 냄새까지 평사리 들녘의 정취에 흠뻑 취했다.

 

도착점에는 장터가 섰다. 파전 줄이 가장 길었으며 막걸리 두부 김치 줄도 길었다. 수수부꾸미 줄도 엄청 길어 포기했다. 친환경 농산물과 먹거리를 찾아 시식도 하고 쉬었다. 발도행 부산방의 대박이대감님과 귀부인님을 만났다. 반갑게 인사하고 안부를 물었다. 대감님과 귀부인님은 갈맷 길과 해파랑 길을 완주하고 지금도 꾸준히 걷고 계신 분이다. 참으로 본받을 만한 분들이다. 지리산은 나에게 무엇인가? 가까우면서 자연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어머니의 산이다. 그래서 다른 곳보다 우선적으로 참여하고 싶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2017.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