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113회 일요걷기(평화의 길2)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하나

청풍헌 2018. 11. 19. 14:49

한결같은 마음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죽음으로 증명되는 것일까?

허장완 묘소에 오면 언제나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하나?

 

평화의 길이라 명명한 법원-해간도 구간은 허장완 묘소를 참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묘소는 바로 옆에 건축허가가 나서 절벽에 서게 되었다. 법원이 들어서면서 도로로 인하여 뒤가 절벽이 되었는데 이제는 앞으로, 옆으로 절벽에 서게 되었다. 무언가 대책이 필요하다. 지역에서 이 사회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통영에서 살고 있다. 통영이 어떻게 지켜졌는지 그 과정을 배우고 익혀서 앞으로 나아갈 바를 생각하고 추진해야할 것이다.

 

고속도로 끝부분은 밋밋하다. 뭔가 큰 발전이 있을 것처럼 떠들더니 겨우 인터체인지만 생겼다. 그 끝자락에 있는 습지는 그나마 새들이 노니는 곳으로 변했다. 그마저 야금야금 매립을 하고 있다. 동암마을 가는 길에는 통계청 건물이 들어섰다. 우리가 잘 모르는 국가가관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모퉁이를 돌면 동암 마을이 나온다. 이곳에 있던 동암 지킴이 거위는 자취를 감추고 날개 다친 오리만 외롭게 서있다. 굴 박신 작업이 한창이다. 즉 굴 까기 작업이 제철이다. 굴 껍데기 처리가 시의 큰 골치 덩어리로 전락하여 여러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비료, EEZ에 투기, 매립 등등의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통영 경제의 일정부분을 담당하고 있지만 하절기 냄새와 패각 때문에 해결이 필요한 것이다.

 

오촌 바닷가를 돌아가면 김용익 묘소가 나온다. 김용익 묘소는 시에서 약간의 예산을 들여 정비를 했다. 한국적인 정서를 영어로 표현한 소설가다. 우리가 외국 소설을 교과서에서 배우고 있을 때 외국에서는 영어로 된 김용익 선생의 해녀를 배우고 있었다. 그만큼 실력 있고 우리의 전통 감정을 잘 표현한 소설을 썼다. 그의 소설에는 사회적 약자가 많이 등장한다. 백정의 아들과 꽃신 집 처녀의 사랑을 그린 꽃신, 시집가는 해녀의 심리를 묘사한 해녀, 푸른 씨앗의 언청이 등이 있다. 최근 남해의 봄날에서 단편집을 낸다는 소식을 들었다. 묘소에는 빼빼로 데이라고 가래떡을 올렸다.

 

묘소를 내려오면 다음 구간이 바닷가로 건너가야 하는 구간이다. 그러나 물때가 맞지 않아 갈 수 없다. 하는 수 없어 산길을 갈 수 밖에 없다. 산길은 찾기가 매우 애매하다. 예전에 사전 답사 시 한번 헤맨 적이 있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 안내를 했다. 헤매어봐야 통영이고 용남면일 것이다. 매립지 안쪽으로 들어가서 언덕으로 올랐다. 벌초 다니던 길을 따라 숲으로 들어갔다. 약간의 희미한 길을 따라 올라가니 군데군데 산소가 나오고 길이 연결 되었다. 하지만 예전의 길은 어느 듯 사라지고 새로운 길을 개척 하면서 위로 올라 다시 옆으로 나왔다. 이쯤에서 아래로 내려서면 삼화 두례 마을이 나올 것이다. 제법 내려오니 펜스가 가로막아 전진이 불가했다. 옆으로 돌아 길을 뚫으며 내려가니 길이 있어 나오려고 하니 큰 개가 앞은 막았다. 마침 내려오는 동네사람이 있어 부탁을 하여 함께 빠져나왔다. 짧은 길이지만 온 산을 헤맨 것 같았다. 약간 긴장은 되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빠져 나왔다,

 

두창 구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분덕 골로 접어들었다. 이곳도 또한 길이 끊어진 구간이다. 남의 밭으로 가로질러 넘어야 해간도로 갈 수 있다. 농장으로 들어서서 위로 올라 땅 두릅 밭을 가로 질러 언덕을 넘었다. 겨우 도로로 내려서 연기마을로 향했다. 이 길 또한 운치 있는 길이다.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한적한 길이다. 연기마을에서는 마침 썰물 때라 조류가 무섭게 흐르고 있었다. 사정없이 떠밀려갈 만큼 해간도 다리 아래는 조류가 흘렀다. 다리입구에서 인증 샷을 찍고 원점회기 했다.

 

이 코스는 평화를 생각게 하는 길이다. 짧지 않은 길이지만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또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길이다. 산과 바다와 갯벌과 문학과 독립운동까지 생각할 수 있는 길인 것이다. 이야기가 있는 통영의 길은 많이 있다. 그곳을 계속 걸으며 꾸준히 알리고 다듬는 역할을 우리 통영길문화연대가 할 것이다.


 

2018.11.13. 평화의 길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