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110회 일요걷기 (통영별로6 (산청-함양)) 함께한 회원들이 자랑스럽다.

청풍헌 2018. 10. 2. 21:24


통영별로6 (산청-함양)

통영별로는 내가 2012년도에 정년퇴직을 맞아 활로를 찾고자 걸었던 길이다. 내가 걸었던 길을 함께 나누고자 기획을 하고 올해의 사업으로 실행하게 되었다. 매월 한 번씩 걷는 통영별로가 벌써 여섯 번째가 되었다. 걸어서 통영에서 산청까지 왔다. 오늘은 산청에서 함양까지의 구간이다. 통영별로5의 아픈 기억 때문에 매우 긴장 되었다. 특히 종아리 근육 때문에 행여 낙오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오늘은 새로운 식구가 동행을 한다. 통영별로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한번에 20km를 주파해야하는 어려운 걸음이다. 그래도 처음 오시는 회원들에게는 충분한 설명을 하지만 목표치에 도달하기 위하여 쉼 없이 걸어야 한다. 차량을 함양 상림에 두고 산청으로 back 했다.

 

산청초등학교 교정에서 시작된 걸음은 경호 강 강변을 따라 사근 역으로 향한다. 사근 역은 찰방역으로 많은 부속 역을 거느린 중요한 위치이다. 사근역이 있었던 곳은 수동초등학교터라 했다. 들판의 곡식들은 알곡을 여물리고 있으며 밤나무, 도토리나무는 어느 듯 자손을 퍼트리려 땅으로 내려놓는다.

중간 쉼터에서 희영님이 가져온 막걸리를 먹었다. 어머님에게 막걸리 빗는 법을 전수를 받지 못한 채 스스로 수차례의 도전은 어렵게 진행 되지만 아직도 완성이 되지 못하고 우리들이 막걸리 품평회 실험대상이 되었다. 그래도 좋다. 집에서 담은 농주가 아닌가? 간이 조금 안 맞아도 좋다. 밑을 수 있는 우리 농주다.

 

경호강변으로 난 구 도로를 따라 가로수 열매가 구지뽕 열매 같아 이것을 따 먹는 회원들을 극구 말렸다. 산이나 들어서 나는 알지 못하는 열매는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 지난번 꿈터 아이들의 값비싼 경험이 말해준다. 구도로는 굽이굽이 경호강변을 따라 나 있다. 새로운 4차선 도로가 난 이후로 이곳은 한적한 도로가 되어 겯기에는 괜찮은 길이다. 초가을의 정취가 느껴지는 것은 길가에 피는 가을꽃과 떨어진 도토리이다. 도토리는 야생동물의 가을 식량으로 가능하면 그냥 두어야 한다. 가을볕이 뜨거워 그늘을 찾는다. 그래도 걷기에는 그만이다

 

강변으로 내려섰다. 강변의 언덕에는 지난 호우로 얼마나 많은 물이 흘렀는지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흙탕물이 도도히 흐르는 경호 강을 상상하며 강을 바라보았다. 우리의 점심 장소인 생초가 가까이 있다. 생초의 늘비 식당을 찾아 들어가니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역시 지역의 맛 집이다. 이 집은 택시운전사에게 소개받은 집이다. 어탕국수와 어탕칼국수를 나눠먹고 빙어튀김도 맛보았다. 생초에서 먹는 지역 특산인 민물어탕 국수는 먹을 만 했다. 여행이란 그 지역에 있는 지역 음식을 먹어야한다. 그래야 지역도 살고 공생할 수 있다. 그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지루한 길을 따라가다가 강변 둔치로 들었다. 둔치길이 이어질 것 같아 내려 섰으나 길이 끊어져 다시 돌아 나왔다. 관문 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나오는데 본동마을의 큰 정자나무가 있어 그곳으로 가니 할머니 한 분이 쉬고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내친걸음으로 수동으로 향했다. 수동의 옛 지명은 사근이다 사근 역은 찰방역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존재했다. 가을의 들녘은 벼가 익어 고개를 숙이고 길가의 칸나 꽃은 정렬의 붉은 색으로 유혹한다. 드디어 수동으로 들어섰다. 수동이 얼마나 오래된 동네인지는 마을의 정자나무를 보면 알 수 있다. 두 그루의 정자나무는 족히 500년은 넘어 보이나 보호수로 지정도 안 되었다. 이 나무 그늘 아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쉬고 이야기를 나누고 했을 것이다. 우리도 그때처럼 않아 쉬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근 역으로 가는 길에는 대추 수확이 한창이다. 역시 시골 가을 풍경이다. 드디어 수동 초등학교에 왔다. 이곳이 사근 역 자리다. 교정 앞에는 큰 느티나무가 위용을 드러낸다. 지난 통영별로 때 사근산성을 복원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근 역 복원은 요원할 것이다. 통영별로 구간에는 찰방역이 몇 곳 있다. 사근역과 삼례 찰방역이 있다. 삼례 찰방역은 복원을 하여 교육의 장소로 삼고 있다.

 

드디어 함양에 진입했다 함양은 고운 최치원 선생의 유적이 많이 있다. 특히 상림에는 유허비가 있으며 지금은 산삼 축제가 한창이다. 지리산을 끼고 있는 함양은 산세가 수려하고 청정지역이라 산삼이 많이 나는 곳이다. 장뇌삼을 재배하는 곳이 많아 산삼축제를 하고 있다. 축제장을 둘러보고 상림으로 향했다. 연꽃 밭의 연꽃은 이미 지고 그 열매만 남았다. 외국 연꽃은 간간히 피어있으며 상림 안에는 꽃무릇이 한창이다. 상림내의 고운의 흔적을 살펴보고 마지막 단체사진을 찍었다.

 

통영별로는 올해 전주까지 목표다. 함께한 회원들이 자랑스럽다.

2018.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