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지리산 둘레길5 (동강-수철 구간) 욕심을 버리자

청풍헌 2019. 6. 13. 13:36

지리산 둘레길5 동강-수철 구간

매번 진행하는 행사지만 언제나 걱정된다. 계획된 일정보다 합의하여 둘째 주에 시행 하게 되었다. 일정이 바뀌면서 일부가 불가하게 불참했다. 차량 세대에 나눠 타고 동강에 도착하여 출발했다. 둘레길 산청센터에 미리 연락이 되어 쓰레기 수거 및 운전자 픽업을 약속 받았다.

 

이번 둘레길은 나에게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도상훈련이다. 여권, 항공권, 침낭, 심지어 고추장과 라면스프까지 챙겨 넣었다. 계획된 짐을 꾸리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비록 12km이지만 그 복장과 배낭으로 걷기에 임했다. 동강마을 들판을 가로질러 1951년 함양산청 양민학살사건 추모공간에서 참배를 하고 산으로 올랐다.

 

산으로 오르는 내내 계곡을 끼고 숲이 우거진 길을 걸었다. 상사폭포에서 땀을 식히고 계속 올라 쌍재 휴게소에서 막걸리를 사 마셨다. 점심을 먹을 만 한 곳이 신불감시소인데 계속 오르막이다. 꾸역꾸역 올라서니 탁 트인 조망이 나왔다. 뙤약볕이라 약간 아래로 내려서 도시락을 펴고 점심을 먹었다. 새벽같이 도시락을 준비한 회원들의 정성이 대단하였다. 사과 한 쪽 참외 한 쪽씩 나눠먹고 휴게소에서 사 간 막걸리를 두어 잔 마셨다.

 

출발을 하려고 일어서는데 머리가 어지러웠다. 지난번 술을 많이 먹고 일어나니 머리가 핑 도는 그런 현상이다. 어쩌지? 그래도 가야한다. 다리가 풀리고 힘이 없고 어지러웠다. 가다 쉬다 하면서 겨우 오르내렸다. 내리막으로 내려서니 괜찮아졌다. 막걸리 때문인가?

 

임도를 들어서 계속 내려왔다. 중간에 전화가 왔다 수철마을에서 픽업을 위하여 기다린다고 했다. 쉬엄쉬엄 내려왔다. 수철마을에 도착하니 포터를 가지고 와 계셨다. 인사하고 쓰레기를 모아 파악하고 자루에 담았다. 픽업을 해 주셔서 편안하게 동강마을로 와 차를 가지고 수철로 이동하여 무사히 집에 왔다.

 

월요일이 되니 어깨가 아팠다. 허리도 아팠다. 짐을 빼야함을 절실히 느꼈다. 뭘 빼지? 겨우 양말 하나 뺐다. 욕심을 버리자. 필요하면 현지에서 구할 수 있다. 날자가 다가오니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