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여행 이야기

3일 차(6/26) 드디어 생장에 도착했다.

청풍헌 2019. 7. 27. 13:15

3일 차(6/26)

일찍 일어나 짐을 챙겼다. 6시에 숙소를 나서 630분경 몽파르나스 역에 도착했다. 아침부터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내가 타고 갈 열차 번호는 아직 뜨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의 열차 타는 모습을 바라보니 여러 가지다. 어떤 신사는 어린아이 둘을 데리고 탑승구를 못 찾아 이리저리 헤매다 닫힌 탑승구 앞에서 열어달라고 고함을 치고 어린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한번 닫힌 문은 절대 열지 않았다


드디어 TGV 8531이 떴다. 3번 플랫폼이다. 드디어 문이 열리고 들어갔다. 양옆으로 열차가 있어 어느 열차인지 알 수 없어 안내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좌측에 있는 열차이며 열차는 두 량이 연결되어있고 각 열차의 번호가 달랐다. 82518531이 함께 연결되어 있었다. 아마 어느 역에서 분리되어 다른 곳으로 가는 것 같았다. 8531 열차의 15번 칸 75번 좌석에 앉았다. 옆자리에 앉은 신사에게 말을 걸어 바욘에서 내려야 한다 하니 본인도 바욘까지 간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4시간을 달려 바욘 역에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창구로 가서 생장 티켓을 사고 재빨리 생장 가는 열차에 올랐다. 생장 가는 열차는 한 량짜리 작은 열차였다. 대부분 순례객을 태우고 간다. 나도 그들 틈에 끼여 생장 피에드 포트로 향했다. 생장 피에드 포트 이 말을 수없이 되뇌었다. 프랑스 길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약 한 시간의 운행 끝에 생장에 도착했다. 조그마한 시골 역이다


내려서 인증샷을 찍고 사람들을 따라 이동했다. 지금부터는 순례객들을 따라만 가면 된다. 마을로 접어들어 안내소에 가니 문을 닫았다. 2시에 문을 연다고 하여 마을 구경을 했다. 무척 더웠다. 한국 학생을 만나 유심 이야기를 했더니 이것저것 설정을 하더니 인터넷이 연결되었다. 드디어 집으로 연락이 가능했다. 무사히 도착했음을 알리고 점심을 먹었다


시간이 되어 안내소로 가니 순례사무실을 가르쳐 주는데 방향 감각을 잃어 두 바퀴나 돌았다. 결국 마을 성당 앞에서 쉬고 있는데 한국 분을 만나 순례자 사무실을 물어보니 언덕을 올라가면 나온다고 한다. 본인은 프랑스 루트를 여러 번 완주 했으며 이번에는 프랑스에서 출발하여 여기까지 왔다고 한다


서둘러 사무실로 갔다. 여권을 제시하고 크레댄셜을 받고 피레네를 넘을 때 주의사항을 전해 듣고 각 지점의 알베르게를 설명해주었다. 첫 도장을 받고 조개껍데기를 기부금을 내고 달았다. 공립 알베르게를 물어보니 55번이라 하여 올라가니 만원이라 사립 알베를 찾아야 했다. 약간 내려오니 17유로 하여 일단 들어갔다. 고풍스러운 옛집에 나무 기둥이 예사롭지 않은 집이다. 이층으로 안내받아 침대에 몸을 누이고 샤워를 했다


한참 쉬다가 해거름에 나와 판초 우의와 스틱을 샀다. 송 국장의 조언으로 배낭을 트랜스 폼 하기로 했다. 주인장에게 부탁하니 바로 옆집이다. 8유로 주고 내일 아침에 숙소 앞에 내어놓으면 론세스바에서로 이동시켜준다고 한다. 마트에서 빵과 스페인산 생햄(하몽)을 사서 잘게 썰어 담고 와인을 한 병 샀다. 한잔 먹고 푹 자고 싶었다. 알베르게 뒤뜰에서 와인을 마셨다. 생장은 큰 성벽으로 이루어진 마을이다. 스페인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더웠다. 술까지 먹은 데다 에어컨도 없다. 이층의 지붕 열기까지 후끈했다. 침대에서 자다가 바닥으로 내려와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