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여행 이야기

1일차 인터넷이 먹통되다.

청풍헌 2019. 7. 23. 07:15

여행 시작

1일 차(6/24)

24일 새벽 02:35분 통영 터미널에서 출발했다.

(산티아고는 시작되었다. 작년부터 벌려오던 길이다. 미지의 세계가 궁금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이 나이에 새로운 도전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여건이 허락되어 3월부터 준비를 했다. 어쩌다 혼자가 되었다. 혼자면 어때 어차피 인생은 혼자인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고 결정해야 한다. 신중히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다. 무엇을 버릴 것인가 이번 여행의 화두다. 잊지 않고 화두를 붙잡고 생각할 것이다. 부엔까미노!!!)


새벽공기는 신선했다. 07시경 인천공항 1터미널에 도착했다. 아침을 먹고 이동 동선을 확인했다. 10시경부터 줄이 생기고 짐을 부쳤다. 아시아나 A300 기종으로 많은 사람이 파리로 출국했다.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유럽 여행은 처음이다. 더군다나 12시간 비행은 처음이라 약간 긴장되기도 했다. 옆자리에는 모녀가 탔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유학 중인 것 같았다. 두 번의 기내식사가 끝나고 1750분경 드디어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 착륙한다는 기내방송이 나왔다. 파리 공항이 매우 복잡하여 짐 찾을 때 옆 사람만 따라가면 짐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팁을 믿고 옆자리의 모녀를 따라갔다. 터널 같은 에스컬레이터와 복잡한 상점을 지나 좁은 통로를 따라가는데 모녀가 붉은색의 문으로 들어갔다. 여자 화장실이다. 어쩌지? 기다릴 수 없고 많은 사람의 틈에 끼어 이동했다. 입국 수속과 많은 한국 사람들 틈에 끼어 다시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짐 찾는 곳으로 이동하여 배낭을 찾았다. 배낭을 찾고 유심을 갈아 끼우고 문자를 보내고 했으나 인터넷이 되지 않았다. 혹시 숙소에 가면 와이파이로 잡을 수 있을까 하고 먼저 숙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버스 표지를 따라 밖으로 나오니 4라인에 Le bus가 있다. 예약 표를 주니 바코드가 하고 탑승했다. 중간에 운반구나 큰 짐을 넣을 수 있는 칸이 있으며 시원했다. 차창으로 보이는 파리 외곽은 불어로 쓰인 각종 글씨가 있으며 그냥 그런 시골 동네 같았다. 파리 시내로 접어드니 고풍스러운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LE bus가 몽파르나스 역 근처에 정차한다는 정보를 알고 있었으나 그곳이 종점인 줄은 몰랐다. 그곳에 내려 방향감각을 모르겠다. 이때 인터넷이라도 되면 구글링하여 찾을 건데 이리저리 헤매다 택시를 타기로 하고 택시 운전사에게 지도를 보여주며 가지고 하니 방향을 가르쳐 주며 걸어가라고 했다. 가판대에서 파는 파리 시내 지도를 한 장 사고 독도를 하며 이동했다


드디어 숙소인 엔조이 호스텔에 도착하여 문을 열고 들어가 예약서를 내미니 조회하더니 카드 키와 방을 배정해 주었다. 3(프랑스나 스페인은 0층부터 시작한다) 2172번 칸이라 했다. 배낭을 메고 방으로 들어가니 방 속에 방이 있었다. 키를 열고 들어가니 침대 1층에 웬 젊은 여자가 있었다. 순간 당황했다. 통상 남녀를 구별하여 방을 배정하는 줄 아는데... 그래도 어쩌랴! 짧은 영어로 왓쯔 유어 컴 프롬 하니 타일랜드에서 왔단다. 샤워장에서 씻고 몸을 뉘었다. 와이파이를 연결하려고 했으나 되지 않았다. 카운터에 물어보니 잘 모른단다. 하는 수 없이 먹통으로 지내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