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132회 일요걷기(지리산 둘레길10 덕산-위태)

청풍헌 2019. 12. 4. 19:22

폭풍 같은 일주일이 지났다. 바쁜 와중에도 할 일은 해야 한다. 덕산-위태 구간에도 식당이 없다. 점심을 옥종면에서 하기로 하고 옥종면장님에게 SOS를 쳐 식당을 소개받았다. 차량 픽업을 위하여 산청센터로, 하동센터로 연락하여 협조를 얻었다.

 

지난달 둘레길에는 대봉감이 주렁주렁했었다. 오늘은 어떤 풍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10명이 아침 일찍 출발했다. 비가 온다는 예보로 우의를 준비하고 출발했지만 빗방울이 떨어져 걱정되었다. 산청날씨는 다행히 맑음이라 예보되었다.

 

출발지인 산천재 입구에 차를 주차하고 발걸음을 시작했다. 덕산시장에는 장날이라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제철 채소며, 각종 약재도 많았다. 몸에 좋다는 뽕잎, 표고, 은행, 늙은 오이, , 상황, 돼지감자, 모과, 산도라지 등등 좌판을 펴고 장날을 풍성하게 했다.

 

감나무 아래에는 감 껍질이 수북이 쌓였다. 멀리서 보니 붉은 색깔로 눈에 확 들어왔다. 덕산 천변을 따라 감나무 농장의 이층으로 된 건조장에 곶감이 주렁주렁했다. 고운 붉은 빛으로 빛나는 곶감은 호랑이도 무서워한다는 전설의 과일이다.

 

집의 울타리에 심어진 녹차 나무에는 꽃이 피었다. 순백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감나무 아래에는 감 껍질이 많았다. 지금 아니면 볼 수 없는 특이한 풍경이다.

 

감을 깎아 말리고 있는 농장에 갔다. 이제 막 깎아 널어놓은 감은 색깔이 황홀할 만큼 자연스러웠다. 덕장에 걸어놓은 곶감은 온몸에 중력을 받으며 밑으로 늘어져 있었다. 지금 아니면 볼 수 없는 광경이다. 걸어야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걸음은 이런 묘미가 있는 것이다.

 

수확이 끝난 감나무에는 한두 개의 감을 남겨둔다. 이는 까치밥이라 하여 새들과 함께 자연을 나누는 선조들의 미덕이다.

 

지리산 청정 계곡을 지나 길가 수확하진 않은 감나무 아래에 왔다. 잎은 없고 온통 감만 주렁주렁했다. 감나무 아래서 온갖 포즈를 취하며 즐겼다. 맑은 하늘과 잘 익은 감과 좋은 사람들이 어울려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했다.

 

산청과 하동의 경계인 갈치재(2012년에는 갈치재로 표시됨)는 중태재로 표시되어 있었다. 중태재에서 휴식을 취하며 응급처치를 시연했다. 잎이 떨어진 중태재는 산청과 하동의 경계다. 수많은 사람이 이 길을 오르내렸던 옛길이다.

 

아래로 내려서면 대나무밭이 나온다. 하늘이 보이진 않은 만큼 대숲이 빽빽하다. 대밭 길을 열어준 주민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대밭을 나오면 작은 저수지가 있다. 이곳의 반영은 기막히다. 7년 전 이곳에서도 반영이 좋았다. 물속에 쓰러진 나무는 개구리가 헤엄치는 모습이며 산봉우리가 물속으로 들어와 있다.

 

픽업해주실 분과 연락을 취하고 클린워킹 봉지를 채웠다. 위태 종점인 버스 정류소에서 일정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동네 할머니께서 우리가 내려오는 것을 보고 단감을 한 소쿠리 담아 오셔서 팔았다. 마음 여린 설 대표님이 몽땅 사주셨다.

 

차량 이동 중에 면장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일부러 면사무소까지 나오셔서 옥종 딸기를 주고 가셨다. 고마운 일이다. 점심을 먹은 후 이홍훈 가에 갔다.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중에 노량을 순시하고 귀갓길에 이홍훈 가에서 3일 밤을 머물렀다. 이어 진주 수곡면의 손경례가 까지 답사했다. 이곳에서 삼도수군통제사 임명장을 받았다.

 

지난달의 대봉감과 오늘의 곶감을 미루어 보건대 다음 달은 그 곶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둘레길 이어 걷기를 시작한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10번째다. 다음 달이면 반환점을 도는 셈이다. 뭔가 목표를 세워서 꾸준히 한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그만큼 보람도 있고 경험도 쌓이는 것이다. 다음 걷기가 기다려지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