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131회 일요 걷기(평화의 길1) 좋은 일을 하면 좋은 일이 생깁니다

청풍헌 2019. 11. 11. 19:54

131회 일요 걷기(평화의 길1)

벌써 11월이다. 올해가 두 달 남았다. 가는 세월을 어찌할 수가 있는가? 돌이켜보면 지리산 둘레길을 시작한 지도 엊그제 같은데 벌써 8번째 걸음 했었고 벌써 내년의 계획을 짜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한 클린 워킹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누가 보든 말든 꿋꿋하게 클린 워킹은 진행되고 있다. 걷는 날(11.11)을 겸해서 걷기를 진행했다.

평화의 길에는 전쟁의 참화와 자주국방의 의지가 있는 길이다. 전쟁의 물줄기를 바꾼 한산대첩의 현장이 있으며 진해 현의 병선이 침몰한 진해 여가 있으며 해군 159기의 LST 상륙함 침몰로 159명의 해군 장병의 전몰지가 있고 나라를 독립시키려고 목숨을 바친 허장완 열사의 묘소가 있는 곳이다.

강구안은 통제영 선소다. 판옥선과 거북선이 있으며 각종 전쟁 물자를 집결한 창고가 있던 장소다. 이후 어항으로 발전하다가 지금은 데크 공사로 인하여 강구안이 유원지로 바뀌고 있다. 조화롭게 잘 되었으면 한다. 강구안 동쪽에는 톱 장수가 오늘도 나와 앉았다. 강구안 데크 공사가 완료되면 생선 말리는 풍경도 사라질 것이다. 인위적인 강관 말뚝이 박히고 있다.

정량동의 덤바우골에 있었던 김영 각암비가 사라진 지 50여 년 만에 복원했다. 김영 통제사는송정동에 큰불이나 마을의 집이 전부 불에 타 겨울을 날 수 없어 남망산 금송지역을 해제하고 소나무를 베어 집을 짓도록 구호한 대가로 파직을 당했다. 당시 은혜를 입을 주민들이 세운 불망 암각비가 길을 내면서 훼손하여 이번에 복원하였다. 나쁜 통제사도 있지만, 백성들을 위하여 금송지역의 나무를 베어 집을 짓도록 선정을 베푼 통제사도 있다.


 <통제사 김영 각암비문 統制使 金煐 刻巖碑文 전문>

焦爛 殘氓 賴公尊安 憂殷減撤 惠周飢寒 千間大庇 一時肯搆 已經劫燼 按堵如舊

불에 다친 쇠약한 백성들이 공에게 힘입어서 편안하게 되었다. 근심 걱정을 감해주고 골고루 미친 은혜로 굶주림과 추위를 면했도다. 천 칸의 큰 집들이 일시에 지어지니 이미 큰 화재를 지나 안도하기 옛날과 같도다.

 純祖二十九年己丑公爲統制使松亭洞民失火延燒海送亭抗北瓦洞人家數百戶盡成焦土公許給南北山之松新造家屋矣以松木濫伐事直指使啓請罷職四洞之民刻公之功德於巖石在曙町貞梁里之界海濱也此巖卽公之杖劍立於其上指揮軍民而屢日鎭火之巖也翌年庚寅刻

순조 29년 기축년(1829)에 공이 통제사가 되었으나 송정동민의 실수로 불이나 해송정, 항복, 와동의 인가 수백호가 초토화 되었다. 공이 남쪽과 북쪽의 산에 소나무 벌채를 허락, 집을 새로 짓게 해주었다. 하지만 이 소나무를 남벌한 일 때문에 직지사가 임금님께 아뢰어 파직을 당했다. 이에 4개동의 백성들이 공의 은덕을 암석에 새겼다. 이 암석은 서정과 정량리의 경계 바닷가에 있었다. 이 바위는 공이 칼을 집고 그 위에 서서 군민을 지휘하여 여러 날 화재를 진화하던 바위다. 다음해인 경인년(1830)에 새겼다.-통영군지(1934년판)-

 

이순신 공원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이 길은 봄에 벚꽃이 예쁜 길이다. 쓰레기를 주우면서 가는데 유난히 ※이 많았다. 누가 이곳 길가에 엉덩이를 까고 ※을 누었단 말인가? 미물인 고양이도 ※을 누고 흙으로 덮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사람이 아무 곳에 ※을 누었다. 에이 고양이만도 못함 인간들이다. 앵구한테 배워야 할 것이다.

무형문화재 전수관 광장에는 전국 민족극 한마당 공연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전히 이순신 공원은 많은 사람이 있다. 푸른 바다와 깨끗한 잔디, 점점이 떠 있는 요트를 보며 한산대첩을 생각할 수 있는 곳이다. 필사즉생(必死則生) 필생즉사(必生則死), 일부당경(一夫當逕) 족구천부(足懼千夫)의 정신으로 무장한 조선 수군의 임전무퇴(臨戰無退) 정신이 서린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솔밤시 길이라 명명한 이 길은 짧지만 호젓한 길이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으며 솔방울이 많다 하여 지은 이름이다. 이 길을 따라가면 세자트라 숲이 나온다. 세자트라는 통영RCE센타의 이름이다. 일찍 지속 가능한 발전 교육에 눈을 뜬 통영은 유엔대학에서 세계에서 8번째 지정한 지속가능발전교육센타(RCE)가 되었고 많은 활동을 해왔다. 대표적인 활동이 브릿지 투 드 월드라고 학생들이 세계의 여러 나라를 탐방하면서 과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며 각종 지속 가능 교육 활동을 하는 곳이다. 최근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세자트라 숲의 바닷가로 내려왔다.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바닷가에서 체험하고 있다. 자연과 함께 학습하거나 자라는 아이들이 건강하고 창의적인 아이들이 될 것이다. 작은 포구인 선촌마을이 RCE가 들어오면서 주목받고 있다. 그중 하나인 환경설치 미술가를 만났다. 선촌마을로 떠밀려오는 바닷가 쓰레기를 주워 미술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미술가다. 펜션의 바베큐장을 이용하여 멋진 작품으로 말해주고 있었다.

마을이 없는 길가에 쓰레기가 많았다. 이는 차장으로 버린 쓰레기다. 어찌 차장으로 쓰레기를 버린단 말인가? 돈이 많다고 국민소득이 높다고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에 걸맞은 정신적인 수준이 따라야 한다. 차창으로 버린 담뱃갑이며 음료 캔, 플라스틱병을 보면 선진국은 요원한 것 같다. 나만 잘사는 세상에서 함께 깨끗하고 잘 사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그런 수준에 도달할 때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허장완 묘소에 왔다. 이곳은 올 때마다 마음속에 다짐한다. 나는 통영을 위하여 아니 나라를 위하여 어떤 일에 목숨을 바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곳이다. 따뜻한 매화차를 한 잔 올리고 묵념했다. 곁에 이런 독립열사가 있어 참 좋다. 시간만 나면 수시로 찾아뵙고 반성하고 결심을 다질 수 있어 좋다.

의미 있는 평화의 길1을 걸으며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길을 걸으니 좋은 기운을 가득 받았다. 지속가능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좋은 일을 하면 좋은 일이 생깁니다.’라는 말을 가슴속에 세기며.....



2019.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