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147회 일요걷기(지리산 오미-방광)

청풍헌 2021. 6. 29. 06:27

제147회 지리산 둘레길 이어걷기(오미-방광)

통영 별로 통영에서 전주까지의 걷기를 마치고 지리산 둘레길 이어 걷기를 시작했다.  22개 코스 중 3개 코스가 왕복이나 중복된 코스였다. 1년에 10개 코스면 2년이면 완보할 수 있었다. 세상은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코로나가 변수였다. 2020년에 끝나야 할 지리산 둘레길 이어 걷기가 21년까지 이어졌다.

오미-방광 구간은 화엄사를 지나는 코스다. 화엄사는 지난번 코스 때 차량으로 답사를 했었다. 명산대찰이라고 지리산 명산 아래는 손꼽을 정도의 대찰이 있다. 이 코스에는 화엄사뿐만 아니라 천은사도 있다. 그러나 사찰을 둘러보려면 둘레길에서 한참 벗어나야 한다. 지리산 둘레길을 이어 걷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므로 시간이 되면 차량 답사는 가능하다.

오미마을은 운조루가 있는 곳이다. 운조루 유물전시관의 화장실은 일요일이라 문을 잠가 놓았다. 이곳도 구례군의 지원을 받아 운영할 것인데 일요일이 휴관이라고 화장실까지 문을 닫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하는 수 없어 마을의 회관을 찾아 화장실을 이용했다. 오미정 정자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출발했다.

출발 후 1km 정도에서 다리에 신호가 왔다. 우측 장딴지와 고관절이 당긴다. 어쩌지? 역시 운동을 하지 않은 표시가 났다. 가는 데까지 가보자 하고 걸었다. 저수지 둑길을 지나 마을을 거쳐 산으로 올랐다. 숲속은 시원했다. 산길과 들길, 마을 길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여름의 야생화가 지천으로 폈다. 두 분 전문가 선생님의 야생화 공부는 산길의 지루함을 달래주었다. 타래난초의 앙증맞음과 까치수염를 보면서 걸었다. 발끝에 걸리는 풀 한 포기도 하찮은 것이 없다. 우리가 이름을 몰랐을 뿐이다.

소나기를 대비하여 우의를 준비했는데 소나기는커녕 햇볕만 내리쬐었다. 무척 덥고 갈증도 났다. 성우 씨가 어디론가 내달렸다. 평소의 마라톤 실력으로 앞으로 치고 나갔다. 선두에서 무언가 의논 끝에 내달린 것 같았다. 개울가에서 땀을 식히고 앉았다가 점심시간이 다 되었다. 그때 성우 씨가 검은 봉지를 들고 달려왔다. 시원한 맥주와 아이스크림이다. 맛있었다. 내 평생 이런 맛이 처음이다. 팥 아이스크림은 얼음이라 일단은 시원했다. 봉지를 찢어 한입 베어 물면 차가운 기운이 온몸에 전해진다. 어금니로 깨무니 팥 앙금이 씹히면서 달콤함이 온 입안으로 퍼졌다. 당 충전이 되면서 머리가 맑아지며 맛있다는 행복감이 온몸을 무장해제 시킨다. 이런 맛은 두고두고 생각날 것이다.

조금 더 이동하여 화엄사 계곡 아래 마산 천변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었다. 얼른 코로나가 끝나 맛있는 도시락을 옹기종기 앉아 함께 먹는 날이 올 것이다. 개울가로 내려가 몸을 식혔다.

화엄사 입구의 지리산 남부 탐방안내소를 지나 산길로 접어들었다. 대밭과 소나무밭을 지나면서 대열이 길어져 후미가 오지 않아 연락하니 안내표지판을 보지 못하여 지나쳤다. 둘레길은 대부분 마을 윗길로 연결되어있다. 목적지인 방광마을은 천은사 아랫마을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시그널을 회수하고 클린 워킹 봉지를 확인 후 단체 사진을 찍었다.

이제 지리산 둘레길 이어 걷기는 두 코스가 남았다. 7월과 9월이면 끝날 것이다.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고 싶다. 지리산 둘레길 이어 걷기의 대장정이 끝나는 날 통영 길 문화연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다.

2021.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