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통영 소식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청풍헌 2011. 6. 6. 19:21

 토지의 작가 박경리 기념관을 1년만에 다시 찾았다.

한국의 현대 문학의 거장 박경리 선생이 영면해 있는 곳은

통영시 산양읍 신전리의 양지바른 위치에 있다.

이곳은 통영의 앞바다가 훤히 내다 보이는곳

문학의 뿌리가 된 고향의 바다를 바라보고있다.

 

기념관은 가운데가 오픈된 톡특한 구조로

인근 묘소와 더불어 많은 문인 및 일반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기념관 입구엔 자연과 생명의 존엄 박경리

작가의 연보에 기록된 김행도씨와 결혼, 딸 김영주의 출생에 대하여...

 

행복했던 결혼식 모습

선생님의 신혼은 어떠 했을까?

또한 남편인 김행도씨에 대한 어떠한 기록도 없다.

더불어 시댁에 대한 기록도...

 

 

 

1946년 결혼, 1남1녀를 얻었지만, 전쟁 중 남편과 아들을 잃었다.

남편은 6·25전쟁이 나던 해 서대문형무소에서 이감되던 중 행방불명됐다.

“공산주의자라고 말할 수 없는 사람이었지만, 용공으로 몰려 사라졌어요”라는 것이

생전 남편에 대한 그의 짧은 회상이다

.-뉴스 메이커 775호_

 

남편 김행도는 거제 사등면 지석리 김해김씨 문중 사람이며

일본에서 대학 졸업후 인천 전매청에 근무를 했다고 한다.

김행도 임술생 일본 중앙대졸 기11월12일

밀양박씨 병인 10월28일생 자 영주 무술생

-지석리 김해김씨 문중 족보에서-

 

작가의 작품은 경험적 토양에서 싹이트고 꽃을 피운다.

평생 편안한 결혼 생활 이었다면 이런 작품도 없었을 거라며 생전에 말씀 하셨다.

작가의 생활이 고스란히 녹아내린 작품의 의미를 생각 합니다.

이 소설은 “1897년의 한가위, 까치들이 울타리 안 감나무에 와서 아침인사도 하기 전에…”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시간·공간적 배경은 광활하다.

경남 하동군 평사리에서 출발해 한반도와 만주·간도까지 펼쳐진 무대. 8·15 광복을 맞기까지

근대화의 격변기를 헤쳐나간 한민족의 생명력이 역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여주인공 최서희가 광복을 맞는 순간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이 소설의 제5부.

 “그 순간 서희는 자신을 휘감은 사슬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라고 쓴 작가는

그 순간 평생을 함께 동고동락한 이 소설의 집필과도 후련한 이별을 고했다.

1994년 8월 15일 새벽 2시에 탈고를 마쳤으니 서희와 박씨는 광복절이 가져다준 해방을 맞본 동지이기도 하다.

 .-뉴스 메이커 775호_


 

옛날의 그 집

비자루병에 걸린 대추나무 수십 그루가
어느 날 일시에 죽어 자빠진 그 집
십오 년을 살았다
빈 창고같이 휑뎅그렁한 큰 집에
밤이 오면 소쩍새와 쑥국새가 울었고
연못의 맹꽁이는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던
이른 봄
그 집에서 나는 혼자 살았다
다행이 뜰은 넓어서
배추 심고 고추 심고 상추 심고 파 심고
고양이들과 함께 살았다
정붙이고 살았다
달빛이 스며드는 차가운 밤에는
이 세상의 끝의 끝으로 온 것 같이
무섭기도 했지만
책상 하나 원고지, 펜 하나가
나를 지탱해주었고
사마천을 생각하며 살았다
그 세월, 옛날의 그 집
그랬지 그랬었지
대문 밖에서는

짐승들이 으르렁거렸다
늑대도 있었고 여우도 있었고
까치독사 하이에나도 있었지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박경리, 현대문학 2008. 4.

김약국의 딸들에 나오는 뚝지먼당길

뚝지먼당은 성벽의 언덕위를 표현하는 아름다운 말이다.

뚝지먼당길 이 얼마나 정겨운 말인가?

지금도 충렬사 가는길 서문고개에 있다.

뚝지먼당길 골목을 들어서 조금 오르면

박경리의 생가가 있다.

지금은 아무 상관이 없는 시민이 살고 있다.

차후 통영시에서 매입 복원하여 서문과 뚝지먼당길 생가를 연계하여  문화의 코스로 기대해 본다.

생가를 보고있는 여인은 누구인가?

복원중인 서포루

이곳이 복원되면 북포루와 통제영등 통영 문화의 한 축이 될것이다

양지바른 언덕에 얌전히 계신 선생님 묘역

화려하지도 빈약하지도 않는 아담한 선영

통영의 앞바다가 훤히 내다보이는 곳

토지 문학2기생의 꽃바구니가 외로운 선생을 지키고 있다.

연리지

너와 나는 한몸이라

통영과 박경리는 이 나무처럼 연리지가 되어 여기에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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