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른길 이야기

지리산 둘레길1 웅석봉과의 한판승부(산청-성심원-아침재-웅석봉-탑동)

청풍헌 2012. 8. 2. 09:07

지리산 둘레길이 연결 되었다.

지리산은 3개도(전남,북,경남) 5개군(구례,남원,산청,함양,하동)이 이어져 있는 국립공원 1호다.

사단법인 숲길에서 2007년도 부터 개척하여 올해 전구간을 개통 하였다.

270여 km의 거리와 약 300여개의 마을을 잇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걷는 길이다.

 

통영길문화연대 창립을 계기로 길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그 길을 걸어서 우리 통영에 적용 할 것이 있는지 어느길을 언제 걸을지 고민끝에 지리산 둘레길을 택했다.

휴가가 9일인데 앞뒤 1일씩 빼고 7일간은 걸을 수 있을것 같이 산청에서 구례까지 목표를 잡았다.

내 욕심만 차리는것 같아 4박 5일로 정정하고 산청-하동 구간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송국장님께 길문화연대 로고가 세겨진 시그날도 전달받고 길동무를 모집 했으나

이 더운 여름에 뭐하러 가니?

시원한 에어콘 밑에서 선풍기나 돌리며 편안히 쉬지않고 등등...

언제나 처럼 씩씩하게 차근차근 혼자서 준비를 하고 몇몇 지인들의 격려를 가슴에 세기며 출발했다. 

아부지 왠만하면 가지 마세요.

폭염으로 여러사람들이 사망한다는데 우짜깁니까?

아들아 괜찬다.

내가 회사에서 안전 담당이다. 안전 하면 무었보다 그 누구보다 잘 지킬 자신이 있다.

내 죽을 짓은 안할테니 걱정마라. 

주차장까지 배웅을 받으며 8시 40분 진주행 직행버스에 몸을 실었다.

진주에서 산청까지 버스로 이동 10시 30분경 도착하여 산청식당에서 정식으로 배를 채웠다.

올초 통영별로 구간에 있는 산청초등학교 교정에 있는 대원군 척화비를 다시 찬찬히 살폈다.

예나 지금이나 나라의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하는데 요즘 하는 국회를 보면 점점 퇴보되는 느낌이다.

정오무렵 정수리에 솟아지는 태양은 아스팔트를 뒤집을 만큼 열기를 품고

푸른 하늘의 구름은  간간히 그늘을 주지만 이 열기를 누구려트릴 기미는 없다.

산청고교 부근의 공원이다.

한낮의 후끈한 열기로 길가는 사람도 거의 없다. 

공원옆의 도심배수로다.

멀리보이는 맑은 경호강가에서 레프팅을 즐기는 그 앞쪽의 배수로에는

오염된 물이 맑은 경호강천으로 흘러가고 있다.

강을 살리는 정책이 오폐수 정화시설인데 제대로 정책도 안되고 점검도 안되는것 같아 안타갑다.

이것을 보니 경호강에서 발담그기가 싫다.

처음만난 이정표다.

나무로 깍아서 만들었으며 붉은색 화실표시가 순방향이고 검은색이 역방향이다.

위치와 거리가 잘 표시되어 있다. 

 

내리교 아래를 통과하는 래프팅 보트.

즐거워 하건만 아까 그 오수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 

예쁜 펜션도 만나고  

쉼터에서 땀도 식히며  

강가에서 낚시하는 가족도 만났다.

어린 아이들과 추억만들기에 여념이 없네. 

삼거리에 세워진 이정표는 헷갈리지 않게 화살표의 각도가 잘 꺽여져 있다. 

산청 특산물인 곶감의 재료인 감이다.

죽은깨 투성이인 빨강머리앤이 생각난다.

지금은 못생겻지만 나중에는 좋은 곶감으로 탄생하여 농가의 주요 소득으로 탄생하는것 처럼

죽은깨 빨강머리앤도 풍부한 상상력과 감성으로 영원히 잊혀지지않는 불후의 명작으로 우리곁에 남아있다. 

감나무밭 옆에 있는 배밭이다.

들레길 옆에 있는데 혼자가는 나도 궁금하여 얼마나 컷는지 만져 보았다.

가을날 과연 둘레꾼들의 양심을 시험할 시험대인 것이다.

곳곳에 길을 열어준 동네주민께 감사하다.

농작물은 피땀흘려 가꾼 자식과 같은 것이니 손대지 말라는 부탁 문구가 있다. 

성심원은 1959년 6월 18일 작은 형제회(성프란체스코 수도회)에서

그리스도 복음의 정신과 프란치스꼬 성인의 모범에 따라
가족과 사회로부터 소외받은 한센인을
한 가족으로 받아들여 보호와 치료에 헌신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을 되찾아주며 복지증진을 통한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곳이다.

 

‎+평화를 빕니다!

성심인애대축제에 초대합니다.
50여년을
세상과 떨어져 살았던
... 한센병력인들의 마을 '성심원'이
이제 세상과 소통하려고
축제의 장을 마련하였습니다.

부디 오셔서
... 자리를 빛내 주시고
어머니이신 지리산의
정기와 영적 기운을
듬뿍 받아 가시길 축원합니다. ^^

산청 성심원장
오상선(바오로)신부 OFM

[2012년 8월 1일 ~ 8월 5일]
[산청 성심원]

경남 산청군 산청읍 내리 100. 성심원

성심원 전화번호
055-973-6966
오상선 신부님
010-8630-6295

제1회 성심원 仁愛 대축제를 한다는 대형 걸개 현수막이다.

종교를 초월한 사랑과 박애의 정신으로 봉사와 성금으로 운영되는 한센인을 위한 단체다.

 

성심원내 운동장 관리동 이층에 있는 산청센타다.

들어가서 시원한 물 한잔 마시고 여러 대화를 나누었다.

길의 안전에 대하여,주변 농산물 관리에서 부터 쓰레기 문제까지 많은 고민이 있다고 한다.

결국 어린이 교육 문제까지 먼 시각으로 우리의 행동을 정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아침재로 오르는 고갯길이다.
성심원 도착이 2시 반경이었다.

센타장과 코스에 대하여 의논하니 지금 여기서 출발하면

운리까지 저녁 6~7시까지 도착 할 수 있다는 격려를 받고  

어천가는 갈림길에서 과감히 직진 아침재로 향했다. 

아침재를 넘어 웅석봉 가는 길은 난이도 1급의 가파른 등산길 이라는 소문을 들은지라

좀 긴장 되었지만 꾸역 꾸역 오른다.

어느 블친의 말씀에 아무리 폭염과 더위도 나의 산행을 막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하지만 시원한 계곡물이 있는데 어찌 그냥 지나칠소냐.

위쪽에는 몇사람이 있는데 곤히 낮잠에 빠져 조용했다.

아래로 약간 내려가 알탕을 했다.

가슴까지 시려오는 차가움을  온몸으로 느끼며 히히 거렸다.

와! 이맛이야!

웅석봉 하부 헬기장 오르는길은 급경사구간이다.

250m 고지에서 단숨에 800m 고지로 오르는 가파른 둘레길이 아닌 등산로 였다.

지그재그로 오르는 길이 길게 연결된다.

오르다 쉬다 오르다 쉬다 물 마시고 그러고 또 오른다.

웅석봉과의 한판 승부다.

중간에 포기할 수 없는 구간임을 안다.

그래서 반드시 넘고 이겨야 할 구간이다.

어느 바위틈에서 만난 가을의 전령사!

아! 드디어 광채가 보인다.

하늘이 열리는 순간이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좀더 힘 내자.

땀 뻘뻘 헐레벌덕 영차 영차  

드디어 헬기장이다.

힘겹게 목표를 정복했다.(나만의 올림픽 금메달인가?)

 

쉼터 의자에 앉아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가져간 간식으로 당분을 보충하고 땀을 식혔다.

산청에서 등산 오신분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웅석봉 정상으로 오르는 사람도 있고 이분들은 여기서 하산 한단다.

 

웅석봉 하부 헬기장 안내판이다. 

임도의 쉼터 정자에서 땀을 식히며~

두명의 둘레꾼을 만났는데 인사만 하고 손살같이 내려갔다.

에라! 힘들어! 쉬었다 가자 하고 신을 벗고 정자에 올랐다.

꾸미꾸미로 당분을 보충하고 으라차차 화이팅 하고 츨발!

다.

 

그러그나 말거나 높은 하늘에는 크림을 덤뿍 담은 아이스크림이 먹음직스럽고

가는 얼음이 소담 스럽게 쌓인  팥빙수도 있다.

혼자 여행의 즐거움 쎌카 놀이도 해본다.

습기가 많아 그런지 날파리가 기승을 부린다.

수건으로 쫏아 보기도 하고 냅다 달려서 날파리를 피해 보기도 했으나

끈질긴 날파리는 얼굴앞과 옆 뒤에서 앵앵그리며 눈으로 귀구멍,코구멍으로 가미가제를 한다.

지루한 임도길을 약 7km나 내려왔다.

탑동마을이다.

탑동아을은 단속사지의 동,서 3층석탑이 있는 마을이다.

마을로 들어서니 할머니 한분이 고구마줄을 다듬고 계신다.

다리가 귀에 걸릴만큼 쪼그리고 앉아 저녁찬을 준비한다.

할머니 요즘 고구마 줄기 김치를 담가 먹으면 제철이라 맛있습니다 하니

김치도 담그나 하신다.

예! 요즘 나오는 붉은고추와 양파를 갈아서 멸치 젖국을  넣고 담으면 아삭하니 맛이 죽입니다.

통영에는 고구마 줄기,톳나물로 별미 김치를 담글 수 있다고 말했다.

동네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민박집을 찾아갔다.

산청 삼매중의 정당매다.

정당매는 통정공 회백선생과 통계공 회중선생이 신라고찰 단속사에서 수학하면서 이곳에다 수식手植한 매화이며

통정선생이 이후 정당문학겸 대사헌의 벼슬에 이르러 후대 스님들이 정당매라 칭했다고 한다.

현판에는 630여년 되었다고하니 2003년도에 세운 현판이니 639년 정도 된 오래된 나무임에는 틀림없다.

 

산청 삼매는 이곳 단속사지의 정당매(639년)와 남명 조식 선생의 산천재에 있는 남명매(450년)

남사리 예담마을의 원정공 하즙 선생이 심었다는 원정매(642년)다.

 

 산천재에 있는 남명매                                                                                  남사리 예담 마을에 있는 원정매(지난 통영별로때 찍은 사진 12.1.4)

단속사지 삼층석탑앞에 있는 농원민박집에 여장을 풀었다.

이 집은 과거 단속사의 대웅전 터에 자리잡은 명당중의 명당이다.

지금도 주춧돌이며 집안 곳곳에 당시의 석재가 널부러져 있다.

어찌되었던 유물의 유구가 방치되고 있는게 안타갑다.

 

민박 손님 한팀과 주인장 친구 세분이 있어 저녁에 어울렸다.

주인장의 고향 친구들은 나와 동년배라 뜻이 잘 통하여 삼겹살에 소주파티 식사까지 맛있게 했다.

통영에서 왔다하니 좋은곳에 산다고 부러워 한다.

에헴! 통영 자랑에 열을 올리고 이번 누비전을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고

누비의 유래 및 현재의 트랜드를 자랑했다.

가져간 누비지갑(전시회때 받은 선물)을 안주인에게 선물로 드렸드니 매우 좋아했다.

 

여행은 낯선 곳과 낯선 사람들의 만남이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깊숙한 내면에 꿈틀그리는 지식의 갈증이다.

계획보다 한구간을 더 오는 바람에 좀 피곤해도 좋은 사람들과의 좋은 대화는 여행의 피로를 가시게 한다.

 

2012.7.30 탑동마을에서 백세청풍 김용재

 

시간:8시간 16분

거리:19.6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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