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른길 이야기

지리산 둘레길2-2 마라톤 결승점에 골인하다(덕산-중태-유점-위태)

청풍헌 2012. 8. 7. 05:45

아버지의 존재는 산과 같고

어머니의 은혜는 바다와 같다.

 

아버지!

당신은 산입니다.

세상 어떤 큰 바람도

흔들리지 못할 산입니다.

험한 내인생길 뒤돌아보면

나를 지키고 계셨던

큰 산입니다.

 

어머니!

당신은 바다입니다.

나를 낳아 젖먹이며 키우셨던

생명의 바다입니다.

험한 내인생길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다 언제고 뒤돌아보면

나를 응원해 주시던

큰 바다입니다.

父山母海

 

중태리 쉼터에 있는 父山母海

아스팔트 길을 계속따라 오르니 좌측 강변에 멋진 정자가 있다.

세심정이다.

마음을 씻는 정자라는 뜻의 세심은 주역의 聖人洗心에서 따온 말이다.

남명이 세상을 떠나고 1576년 덕천서원을 세운후 1582년 수우당 최영경이 세심정을 세웠다.

덕천서원은 남명의 위폐를 모신곳이라 선비들이 쉴곳이 마땅찮아 이곳에다 정자를 짓고 풍류를 즐겼다. 

덕천서원은 남명의 학덕을 기려 그의 위폐를 모시고 제향하는곳으로 사설교육 기관도 겸했다.

밭에서 자라는 이름모를 밭작물도 만나고

땡볕의 아스팔트를 계속 걸었다.

이상하다?안내판이 보이지를 않는다.동네주민에게 둘레길을 물어봐도 잘 모른다.

둘레꾼들이 예약한 민박집에 전화를 걸어보니 아차 길을 잘못 들었다.

에구구 이 더운길을 2.5km정도 잘못 온거다.

버스를 탈려니 시간이 맞지않아 그냥 걸었다.

아스팔트길을 다시 되돌아 가기란 여간 힘든게 아니다.

왕복 5km를...

그래도 어쩔건가?

인생은 실수도 있고 되돌아 가기도 하고 가로질러 가기도 한다.

한참을 내려와 강을 건넜다.

다리 아래서 물놀이에 빠진 가족을 보니 물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주머니에 지갑과 폰 만 빼고 풍덩!

다리밑 수로에서 알탕을 했다.

너무 시원했다.우리가 길을 잘못들지 않았다면 어찌 이런 알탕을 맛볼것이냐며 뼈속까지 시원함을 만끽했다.

오르락 내리락 수로에서의 수영은 지친 아스팔트의 열기를 식혀주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정상적인 코스로 접어들었다.

비닐하우스의 딸기묘종이다.

이 딸기 묘종이 올 12월부터 수확하는 하우스 딸기의 묘종이다.

사장이나 마트에서 사먹는 하우스 딸기는 지금부터 흘리는 농부의 땀이다.

중태 가는 길에서 만난 안동여고 학생들과 기념촬영!

멀리 보이는 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점점 힘은 빠지고 고개는 멀리 보이고...

지리산 둘레길 중태센타다.

월요일이라 문을 닫았으며 심지어 화장실도 문이 잠겼다.

마을앞 정자나무 그늘에서 쉬고있는 어르신들과 평상에 앉아서...

중태마을 쉼터다.

주인장의 멋진 솜씨로 고무신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詩가있다

아스라이 보이는 저 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손에 잡힐듯 보이는 고개인데 점점 힘은 빠지고 발걸음은 무거워진다.

어깨에진 배낭은 무게를 더하고 비오듯 솟아지는 땀.

감나무에 매달린 해충 채집기인가?

하늘아래 첫동네인가 중태리 놋점골

앞서가는 두분은 잘도 간다.

저 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점점 정신이 혼미해지고 숨은 가파오고 넘어야 한다 저고개를 ...

조금만 가면 되겠지.고지가 바로 저긴데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한발짝 한발짝 오른다.

극한의 순간이다.지금까지 산행을 해봐도 이런 고통은 처음이다.

마라톤 결승점을 향하여 혼신의 힘을 다 쏫아 붓는 심정이다.

마지막 내몸에 남은 에너지 전부를 아낌없이 토악질 해 내었다.

그 고개는 갈치재였다.

먼저와서 기다려준 길동무의 격려를 받으며 안내판을 붙들고 섯다.

갈치재!

평생 잊지못할 고개다.

2012년 7월30일 18시 30분 나의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고 힘들게 오른 갈치재다. 

대나무밭이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 대나무밭이 사그락 소리를 내며 길을 안내한다.

좋긴 좋은데...

너무 힘들다.그래도 사진은 남겨야 함으로 길동무에게 부탁 사진을 찍었다.

꼴이 말이 아니다.

어둠이 내려앉은 대나무 밭은 좀 으시시하다.

뭔가 도깨비나 귀신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

대나무 숲을 벗어나 만난 작은 저수지는 잔물결 하나없는 거울 그 자체다.

 

 

내가 넘어온 재를 뒤돌아 본다.

아리랑 고개다.

드디어 위태마을로 접어 들었다.

민박집이 있는 위태마을이다.

지리산 둘레길 안내현판도 만나고

현판을 자세히 보니 갈치재가 산청 하동의 경계였다.

길에서 말리고있는 둥글레 뿌리.

민박집 가는길에 만난 예쁜 굴뚝위의 새鳥

나와 계신 할머니에게 굴뚝이 참 예쁩니다 하니 막내 아들이 외국에 갔다와서 만들었다고 한다.

지나는 길손들이 보고 사진을 많이 찍어 간다고 한다.

마을앞 저수지는 온갖 수초에 덮여있다.

 

드디어 민박집에 도착 했다.

지리산둘레길  하늘가애(http://cafe.daum.net/weetairi)

하늘지기 양호정님

 

깨끗한 시설에 친절한 주인장의 설명으로 민박집의 손님이 둘러 앉아서 저녁 식사를 했다.

우리일행 3명과 혼자서 둘레길을 탐방중인 유치원 선생님(여,31) 대구에서 오신 부부(56) 주인장까지 7명이다.

시골반찬의 맛깔스런 장아찌와 된장국으로 저녁을 먹고 담소를 나누었다.

각자 걸었던 둘레길의 소감에서부터 보완점 안내판의 미비한점 또한 계절별로 변화는 둘레길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말했다.

오늘 걸은 운리-덕산 코스는 참나무 숲이 너무나 이름다운 길이며 덕산- 위태구간은 가을이 참 아름다운 곳이라 말한다.

먼저 개통된 1~4코스의 전라도 구간은 안내판이 너무나 잘되고 주민들이 안내도 잘 한다고 한다.

둘레꾼들에게 지방 농산물을 팔기 위하여  부지런하게 길에 나와서 팔기도 한단다.

 

박집앞 계곡에는 파라솔이 있으며 아래는 지리산의 차디찬 계곡물이 흐르고

시원한 동동주 한잔에 한여름밤이 익어간다.

(좌로부터 길동무 우무식님,최종석님,민박집 하늘지기 양호정님)

 

길은 공존이다.

사람과 사람이 공존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하늘아래 첫동네에 길이 열리고 길동무와 길동무가 만나고

동네주민과 하나가 될 때 진정한 길이 될 것이다.

 

2012.7.30 위태마을  백세청풍 김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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