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른길 이야기

지리산 둘레길3 내가 왜 이런짓을 하고있나?

청풍헌 2012. 8. 7. 21:10

밤새 앓았다.

12시경 자리에 누우니 너무 피곤 했는지 쉬 잠이 오지 않았다.

찬물에 담가서 그런지 발이 차가웠다.좀있으니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온몸에 열이나고 추워서 이불을 두개나 뒤집어 쓰고 끙끙 앓았다.

119를 부를까? 아님 주인장을 깨워?아니 괜찮아 지겠지.

02시경 일어나 감기약을 먹고 비몽사몽간 자리에 누웠다.

왼쪽으로 돌아누워 다리를 오므리고 발을 계속 주물러도 따뜻해지지 않고 잇빨이 부딪치도록 덜덜 떨렸다.

어제왔던 둘레길을 하나하나 되집으며 이불을 뒤집듯이 뒤집어 나갔다.

이게 무슨 조화인지 4시경부터 점차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온몸이 땀범벅이 되고 어깨가 빠지는듯 아팠다.

5시에 알람을 정지하고 바로 누우니 조금 정신이 들었다.

 

나의 과신이 부른 육체의 경고였다.

이대로 갔다가는 무슨변이 일어날지 몰라 계획을 수정했다.

그래 오늘은 하동호 까지만 갔다가 1시 05분차 타고 하동으로 나와 진주로 통영으로 귀가 할련다.

대구팀과 진해 아가씨가 먼저 떠나고 셋이 기념촬영했다.

밤새 앓았으니 사실은 비몽사몽간이다.

천천히 꾸역꾸역 지내재를 올라서서 대구팀이 사진을 찍어주었다.

이분들도 하동호 까지만 간단다.

날씨가 너무더워 게획을 수정 했다고 한다.

특히 아저씨의 속옷이 사타구니에 쓸려 연고와 붕대로 응급처치를 했으나 매우 불편해 했다.

특히 장거리 산행이나 땀이 많이나는 계절에는 속옷 하나라도 세심히 골라 입어야 한다.(트렁크 타입의 속건성 기능옷)

지네재를 내려가는 길에 만난 동네 진도개.

안녕 너도 둘레길 나왔니?

예! 덥십니더. 조심해서 가이소~

하늘아래 첫동네에 피어오르는 연기

대구팀 부부

아주머니는 친구들과 산행을 많이다녀 산을 잘 타는데 뒤에 처진 아저씨는 죽을 맛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오율마을을 지난다.

 

둘레길이 없었다면 외지인이 일년에 한번도 오지않았을 오율마을과 궁항마을

둘레길이 아니었다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을 동네다.

 

궁항마을에 내려서 뒤돌아보니 까마득한 고개를 넘어왔다.

흐미! 아직 7.5km나 남앗네...

그늘 한점없는 농로는 열기를 발산하고

햇살이 반가운 딸기묘종은 결실을 위하여 부지런히 몸집을 불린다. 

멀리 보이는 고개가 양이터재다.

오르고 또 오르면 반드시 넘으리라.

어느집 예쁜 문패도 만났다.

계곡의  물소리만 들리면 뛰어 들고 싶은 유혹이 들만큼 지루한 길이다.

드디어 고개마루를 넘어섯다.

여기서 부터는 비포장 자갈길이다.

자갈길을 조금 내려가면 우측 산길로 내려간다.

계곡을 끼고 내려가는 산길은 한참 걸렸다.

대밭도 지나고

하동호가 보이는 길에서 셀카도 해본다.

푸른 물결 넘실거리는 하동호에 죽은 고사목이 물속에 반쯤 잠겻네.

하동호 옆길은 확장 공사중이라 복잡했다.

이길이 맞는지 약간 의심이 들어 먼저 출발한 일행에게 전화하여 물어보니 맞단다.

뒤에 오는 대구팀에게 전화해주고 발걸음을 옮겼다.

요상하게 생긴 저것이 무었인지 궁금했다.

하동호 위로 가로질러 버스정류장에서 둘레꾼 일행 두명과 진해 아가씨도 만났다.

둘레꾼 두명은 계속 간다고 하며 진해 아가씨와 나 대구팀은 하동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지리산 둘레길 탐방은 이렇게 끝났다.

무리한 진행으로 몸의 이상신호를 무시할 수 없어 나머지 일정을 취소하고 귀가했다.

 

이정표는 세심하게 세우되 특히 갈림길에 있는 이정표는 특별 관리한다.

갈림길에는 바닥에도 표시를 하여 길을 잃지 않도록 한다.

둘레길은 천천히 걸으며 마을과 산천을 즐기며 걷는것이다.

진정한 둘레길을 즐기려면 반드시 하루에 한코스만 가야한다.

마을과 사람과 길과 역사가 어우러진 좋은 길을 만들어야한다.

진정한 둘레꾼들의 의식수준도 레벨업 되어야 한다.

특히 단체 둘레꾼들의 음주행위와 쓰레기 문제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주변 농산물에 대하여 눈으로 즐기는 둘레길이 되어야 한다.

주변 농민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길문화가 되어야 한다.

 

무리의 결과 병원신세를 졌다.

 

2012.7.31 하동호에서 백세청풍 김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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