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통영길 이야기

너무나 이기적인 생각

청풍헌 2012. 8. 26. 20:58

여름의 끝자락을 붙잡고 싶어 길을 나섰다.

미륵산 들머리에서 어디로 갈것인지 생각키로 하고 봉수골로 간다.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는 매미소리에 이끌려 쉬엄쉬엄 여름을 느끼고자 한다. 

매미소리가 요란하다.

하지만 보통 매미소리는 맴맴 시오~시 시오~시 하는

요놈의 매미는 맴맴맴맴 퓨후후~~~~~(더워먹은 매미 소린가?)

광장에서 지도를 보며 오늘 갈 길을 정한다.

오데로 갈까요? 담안길이 좋다던데...한번도 가보지 못한 담안길을 가보자고 만장일치 합의하고

용화사 들머리에서 남무아미타불  좌측으로 오른다.

온통 소나무의 무덤들이다.  

간간히 삼나무 오솔길도 있다. 

띠밭등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갈림길에서 다시 좌측으로 내려가다 만난   케이블카 철탑이다. 

까마득한 철탑위로 조그만 줄에 매달려 바구니가 지나간다. 

청소년 수련관 도남동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여기서 우측으로 길을 잡는다.

추석이 다가옴을 느끼는 벌초의 현장이다. 

담안에 골프장이 들어선다고 한다.

묘소를 이장해야하니 신고 하라고 공지가 붙었다.

비온뒤의 흙길은 냄새도 좋고 땅도 푹신하니 산행에는 최상의 조건이다.

자연상태의 숲길은 고사목과 어울려 하나가 된다. 

 

습기 머금은 바닥 곳곳에 주둥이로 뒤집은 흔적이 있다.

몇일간의 우천으로 먹이가 부족한 멧돼지가 흠흠 거리며 온 길을 헤집어 놓았다.

온통 헤집어 놓은 길을 보니  언제 멧돼지를 만날지 몰라 옆지기한테 바짝 붙어요 하니

오기는 온다만 시큰둥 하다.

본인은 말은 안해도 만약 멧돼지가 오면 어디로 도망갈것인지를 생각 했다고 한다.

걸음아 날살려라 나무 뒤로 숨으면 되지 하고...

나는 어쩌고 하니 당신은 알아서 숨어야지 내보고 어쩌라고고고...

위기의 순간 너무나 이기적인 생각 

길을 따라 계속 옆으로 가니 제법 너른 산소가 나온다.

이상하다? 분명 담안길은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스마트폰 지도를 검색해도 전파가 안잡힌다.

에이 그래도 좀더 가보자고 계속 전진했다. 

갑자기 나타난 오르막길 

아니다.이건 아니다.다시 뒤로 후진..... 

다시 갈림길로 내려와 좌측 아래로 방향을 잡아 내려갔다. 

숲속에 보이는 파란지붕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담안 교회건물이었다.

대한민국 교회의 힘을 여기서도... 

희미한 연기가 피어 오르는 저 집은 할아버지가 계신데

골프장 만든다고 보상을 받고 이사를 갈 예정이라고 한다. 

이곳 오지까지 우편물을 할아버지댁에 배달하고 

할아버지 댁에서 중간 크기의 단지를 들고나와 우편배달함에 넣고있다.

이사가는 할아버지 댁에 가져다 줄려나? 

이곳이 골프장이 생긴다는 소리가 30년째란다.

이번에는 제대로 보상을 해주는걸 보니 골프장이 생길려나?

골프장이 생기면 소수의 이용자를 위하여 아름드리 나무를 베어내고 환경을 파괴하는

대 공사를 할것이다.또한 사후 잔디 관리시 농약은 어디로 갈것인가?

영운리 청정바다의 우렁쇙이는 어떻게 될것인가???

멀리 보이는 철탑에 매달린 케이블에 점점이 오르내리는 케이블카들.

다수 대중이 이용하는 케이블카는 친 환경적인 개발로 통영경제에 지대한 역할을 한다. 

담안 하부 습지에 있는 부들.

핫도그를 닮았다. 

 

부들 [Typha orientalis]식부득이, 잘포라고도 함.

부들과(―科 Typh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

개울가나 연못의 습지에서 자란다.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으며 키가 2m에 이른다. 잎은 선형으로 어긋나고 줄기를 완전히 감싸며,

길이는 1.3m에 이르나 너비는 1㎝가 채 되지 않는다. 7월에 노란 꽃이 줄기 끝에 무리져 피는데 수꽃은 위쪽에, 암꽃은 그 아래쪽에

 핀다. 꽃가루는 4개가 모여 한 덩어리를 이룬다. 꽃가루를 햇볕에 말린 것은 포황(蒲黃)이라 하여 한방에서 지혈·산후조리에 사용한다. 또한 혀가 부을 때 꽃가루를 혀에 뿌리면 가라앉는다고 한다.

부들은 환경조건만 적합하면 아주 잘 자라고 특히 키가 크기 때문에 돗자리, 방석, 물건을 덮거나 햇빛을 가리는 뜸, 비올 때 우산 구실을 하는 도롱이 및 짚신, 부채 등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 부들로 만든 돗자리를 부들자리 또는 늘자리라 한다. 부들은 질기고 탄력성이 있어 방석이나 돗자리로도 많이 만들어 썼다. 꽃가루받이가 일어날 때 부들부들 떨기 때문에 부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브리테니커-

이곳도 원래 논이었으나 지금은 묵혀 습지가 되었다. 

 일급 수질을 자랑하는 이곳 담안천에는 다슬기가 우글거린다.

온 바위에 다슬기가 지천에 널렸다.

 

비온뒤의 미륵산 담안길!

미륵산 맑은 물줄기를 양식으로 농사를 짓던 담안마을이 

골프장을 만든다고 사라지게 되었다.

일부 계층을 위한 골프장이 과연 이 산하를 깍고 헤집고 농토를 없애야 하는가?

기후조건의 악화로 곡물가가 심상찮다고 에그플래이션이 온다 하는데

있는 농토도 깔아뭉게는 정책이 과연 올바른 정책인지 의구심이 든다. 

 

2012.8.25 담안에서 백세청풍 김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