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통영길 이야기

통영 항일운동 역사의 길 다가가기

청풍헌 2012. 9. 9. 18:35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하는 통영거제 시민모임의 1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통영 항일운동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귀중한 기회를 갖게 되었다.

지난 3.1만세운동 기념식을 참석하고 단편적으로 알게된 통영 항일운동의 역사의 현장을

직접 돌아보고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3.1동지회 허만기 회장님이 인사를 하신다.

일본놈들의 국권침탈을 규탄하고 대한 독립을 주장 하시던 우리 할아버지가

여러분들을 만나면 너무나 좋아하실 것이다.

오늘 그 길을 걸으며 그때를 회상해 보고 마음에 새기기를 바란다고 하신다.

오늘의 리딩 최정규 시인.

최정규 시인은 향토시집을 세권이나 출간 하시고 통영 체육사라는 책을 집필하신

열린사회희망연대에서 주는 제1회 '행동하는 시민상'을 수상한 지역의 열혈 시민운동가이다.

오늘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학생들인데 머리속에 들어갈 공간이 많은 우리 학생들이 많이보고 듣고 하여 연연이 이어졌으면 한다.

 

여기서 통영의 특성에 대하여 간략히 설명 하신다.

1.호국의 성지:한산대첩지로 조선을 구했으며

2.통제영:삼도수군통제영이 300여년간 지속된 역사의 군사도시

3.문화예술의 고장:유치환,김춘수,김상옥,박경리,김용익,전혁림,윤이상,정윤주등등 많은 문화 예인을 탄생시킨 문화예술의 고장

4.해양 수산의 도시:조선,제조,양식업이 한때 우리나라의 10%를 차지했으며 장어 생산량은 90%를 차지했었다.

5.한려수도의 중심지:"동양의 나폴리"라는 말은 몽양 여운형 선생이 통영 방문때 했던 말이라고 한다.

 

일제 강점기때 이곳 통영에는 독립운동이 음으로 양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많은 젊은이들이 어떠한 이권과 개인의 사리사욕을 떠나 오로지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목숨을 버렸건만 지금 우리가 해야할 일는 과연 무었일까?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꿋꿋이 바른길을 갈 수 있을까?

창원 토월고등학교 학생들 11명이 참여를 했다.

위안부 관련 공부를 하다가 이곳과 연결되어 오늘 항일운동 역사의 현장을 탐방하러 왔다.

제일 오른쪽이 인솔교사인데 누가 학생이고 선생인지 구분이 힘들다.

창원 토월고등학교 인솔교사를 인터뷰 하는 뉴스앤거제 옥명숙 기자.

출발전에 기념촬영을 했다.

플랑카드내 앞줄 오른쪽부터 장병문 선생,허만기 3.1동지회 회장,최정규 시인,한점순 시의원,정인영 선생이시다.

오늘의 행로는 통영항 매립공사현장-부도정 시장(중앙시장)-통영우편국-봉래좌-통영예기조합-송정택의 사랑방

통영 청년단 회관-통영면 유치원-관란재-통영면 사무소-그물공장-허장완 묘소이다.

 

통영 근세 첫 항일운동은 통영항 매립공사 현장에서

1907.7.25 당시 매립허가를 얻어 공사하던 일인과의 다툼이 일어나

일인들 에게는 쌀도 팔지마라는 미곡불매운동이 일어났으며 심지어 일인들이 피난을 갔다고 한다.

부도정 시장은 현 중앙시장인데 통영만세운동의 메인 무대가 되었다.

이곳에서 큰 만세운동이 네번이나 일어났다.

1919년 3월 13일(장날) 1차 만세운동 유치원 보모 문복숙,김순이,양성숙등이 주도 시위

3월 18일(장날) 2차 만세운동 이성철,봉철 형제가 주도 박상건(관란재)야학 학생들과 시위

3월 28일(장날) 3차 만세운동 김재욱,박성일,이봉철,신형두등이 장꾼들과 만세운동 펼침

권오진(거제 연초)이 조선국민 독립단 경고문 독립선언서 등을 배포

4월 2일 (장날) 4차 만세운동 오후 3시경 고채주,강윤조,김영중,김두옥,박상건 등의 주도로

3,000여명의 장꾼들과 만세운동.통영예기조합 정홍도,이국희등 30여명의 동조자 만세운동

 

이곳이 통영 중앙동 우체국인데 이곳에서 권오진외 다수가 일본총리,조선 총독에게 항일 우편물을 발송했다.

이곳이 사람들에게 청마가 이영도에게 연서를 보낸 곳으로만 기억하는데 이곳 우편국에도 항일의지가 서린 곳이다.

 

봉래좌(봉래극장)는 1914년 일인들이 세운 서울 단성사 다음으로 오래된 극장이다.

어떤 연유에서건 이 오래된 건물을 헐어 주차장으로 쓴다는 것은 두고두고 후세에 곱씹어 봐야 될 것이다.

이곳에서 도 평의원 김기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비롯하여 광복후 통영 3장관(군수,읍장,서장)을 직접 뽑은 민의의 전당이었으며

김구 선생의 통영 방문시 환영행사를 윤이상이 지휘했던 유서깊은 곳이었다.

 

중앙동 새마을 금고앞이다.

이곳이 통영 예기조합이 있던곳인데 이곳에 한옥이 길쭉하게 있었다고 한다.

예기조합은 기생을 양성하고 교육하던 기관으로 기생 정홍도와 이국희등이 금가락지 금비녀등을 팔아

30여명의 회원들과 같이 만세운동을 펼쳤다.

그 근거는 일제하의 법원 재판기록에 있다.

당시 마시던 우물터는 뒤편 주차장에 철판으로 덮여있다.

기악,정악,시나위,삼현육각 및 민간음악이 한양 다음으로 성행하여 예술의 토양이 되었다.

철판을 들어 올리니 옛 우물이 그대로네...

문화유료주차장 터가 송정택 사랑방이 있던곳이다.

이곳에서 통영 3.1운동과 통영청년단,통영 신간회의 출범을 의논하고 주도했던 곳이다.

송정택은 통영향교 장의와 청년단 부단장,제승당 당장등 존경받는 지역의 유지였다.

통영청년단 회관이다.

회관 앞에 문화원을 건립한다고 공사가 한창이다.

이 건물은 등록문화재 제36호로 등록된 근대문화유산이며 당시 선각자들과 지역민들의 성금으로

1923년 11월 18일 낙성을 하고 초대회장으로 박봉삼이 맡았다.

이후 1929년경 통영청년단을 비롯하여 신간회,금우회,통영소비조합,정화회,거명동맹등이 일제와 맞서고 있었다.

호주 선교사가 세운 진명학원 가는 골목길을 오르는 탐방객들...

서문고개에 올라섰다.

 

산복도로 건너편의 오른쪽 흰 건물터에 호주 선교들이 선교사업으로 진명 유치원과 진명 학원을 개원했다.

이 유치원의 보모인 문복숙,김순이등이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우리나라 기독교 최초 목사인 최덕지 여사의도움을 받아

3월 13일 부도정 시장에서 만세운동을 했다.

 

명정동 서답고랑,가죽고랑을 지나 꼬불꼬불 골목길을 돌아 올라간곳이 서호동 노인회가 관리하는 관란재다.

관란재는 서당이었다.

배재중학생인 박상건의 주도하에 이곳 학동들이 3.18 부도정 시장에서의 항일운동에 참여했으며

4차 만세운동에도 관란재 서당 학동들을 동원하여 만세운동에 참여를 했다.

항일시위 운동에 참여했던 학동들의 배움터인 관란재 건물이다.

 

 

 

 

 

 

관란재의 다양한 모습

격문을 만들고 항일운동에 참여했던 면서기가 근무했던 통영면 사무소터이다.

통영면 사무소-통영읍사무소-충무시청-통영시청등의 변천이 있던 곳이다.

시청이 옮겨간 이후 이곳에는 아무런 표식도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고 최정규 시인은 말한다.

1919년 3월 8일 밤 송정택의 사랑방에서 면서기 이학,강세제,허장완등은 이곳과 산양면 사무소에서 등사기를 옮겨

격문을 인쇄하고 등사기를 가져다 두러 갔다가 일경에게 체포되었다.

또한 통영 면서기 김상진도 숙직하며 대한독립만세등의 격문을 만들어 시내에 살포하였다.

 

이곳은 북신동 사거리 운동장 앞의 옛날 조선제망주식회사의 그물공장이다.

이곳에서 일하던 조선 처녀는 아무 이유도 없이 위안부로 끌려갔던 한맺힌 그물공장이다.

지금은 숙소 및 사택으로 사용하던 건물만 허물어져가고 있었다.(지난 3.18 촬영)

 

오늘의 마지막 코스 허장완 열사의 묘소에 왔다.통영 법원 검찰청 앞이다.

통영의 3열사 조선 고채주,조선 이학,조선 허장완중의 한분인 조선 허장완 묘소다.

허장완은 정량동에서 태어나 북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형님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해오다

면서기로 근무시 등사기를 훔쳐 격문을 인쇄하고 가져다 두다가 일경에 체포되어 모진 고문의 휴유증으로 옥사했다.

통영의 삼열사중 이학열사와 고채주 열사의 묘지는 국립묘지로 이장을 했지만

허장완 묘소는 이곳 통영의 선영에 그대로 있다.

손자인 허만기옹은 국립묘지로 모셔가면 관리는 잘되나 쉬 잊혀질 것이다.

이곳 고향땅에서 자라는 후배들이 할아버지의 뜻을 기리고 그 정신을 본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장을 반대 한다고 했다.

"할아버지 이렇게 후손들이 와서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니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어린 학생들이 할아버지의 정신을 본받아 이 나라를 위한 휼륭한 인물이 될 것입니다.너무 고맙고 기쁩니다."

 

 

만세를 부른다.

대한독립 만세!만세!만세!

통영시민 만세!만세!만세!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 만세!만세!만세!

 

통영의 항일운동 역사길을 따라서 그 발자취를 걸었다.

너무 많은 곳을 3시간여 걸려서 설명을 듣고 이동했다.

기억의 한계와 표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하지만 하나만은 분명하다.

그렇게 어려운 시기에 오로지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노력하신 선조들이 자랑스러우며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빈부 귀천을 떠나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인 우리의 선조들이 자랑스럽다.

오늘 지나온곳 한곳 한곳을 심도있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항일운동 역사길을 이끌어 주신 허만기 회장님이하 최정규 시인 및 행사를 주관하신 송도자 대표께도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이 길이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라 길이길이 연연이 이어져 나라를 생각하는 계기가 될것이다.

 

 

2012.9.1 강구안에서 백세청풍 김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