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생활 속에서

반시의 고장 청도를 가다.3

청풍헌 2012. 10. 8. 22:20

가끔은 자기가 살던 집을 떠나볼 일이다.

자신의 삶을 마치고 떠나간 후의

그 빈자리가 어떤 것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예행 연습을 통해

하찮은 일상의 집착에서 얼마쯤은 벗어나게 될 것이다. 

 

"살아 있는것은 다 행복하라"라는 책에 있는 글귀다.

첩첩산중 산골집을 보니 가끔씩 집을 떠나볼 일이다.

다섯가구 십여명이 옹기종기 살고있는 조용한 산골 마을중 하나인

경북 청도군 매전면 두곡리 두곡골1 393번지

두곡길 282-2

 

 

네칸짜리 산골에선 제법 큰 집이다.

마당에 백솥이 크다랗게 걸리고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시골집.

방안의 구석에는 성주단지가 올려져있다.

성주단지는 가신家神신앙으로 특히 집을 지켜주는 가장 높은 신을 성주신 이라 하여 특별하게 모셨는데

성주단지에는 항상 쌀을 가득 채우며 신성시 한다.

특히 농경사회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곡식을 넣어두는 단지는 신의 집처럼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아리랑 성냥!

750개피 이상은 틀림없이 담겨졌읍니다.

한번 시험해 보세요.보증 합니다.

1983년 4월 --->지금부터 29년전의 성냥이다.

저녁이 되자 소죽을 줘야되고 밥도 해야되고 군불도 때야한다며 일찍 내려가신다.

아직 보일러보다 무쇠솥에 장작불을 피워 방을 데운다.

토종 벌통이다.

도대체 뚜껑이 무었일까?

꺼꾸로 뒤집어보니 박이다.

박을 잘라서 벌집의 뚜껑으로 만들었다.

법집은 오동나무를 속을 파내고 중간에 대나무를 걸쳐 놓았다.

벌집을 짖기 용이하도록

토종 벌집의 여러 형태다.

 

가을 꽃에서 열심히 꿀을 나르고있는 토종벌.

이웃집 담장이 심상치 않아 자세히 보니 흙이다.

돌이 모자라 흙을 뭉쳐 돌 대신 사용했다고 한다.

감나무 밭에서 만난 도마뱀

살아있는 생태계를 본다.

마을 입구에 있는 장구방 이라는 말 바위 인데

여기에는 장군의 발자국과 혁띠를 놓은 자국이 있다.

말머리를 마을 쪽으로 돌려 마을을 보호하고 있다

처마밑에 걸린 코뚜레용 나무.

이것을 보고 있으니 이것보다는 쓰다만 코뚜레를 보란다.

쓰던 코뚜레는 가끔식 사러 온다고 한다.

왜냐면 가게를 내어 놓았는데 잘 안나갈때 사용하던 코뚜레를 걸어 놓으면 가게가 잘 나간다고 한다.

이유는 아마도 가게보러 오는 사람이 코뚜레에 꿰어 가게를 할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것이다.

축사의 모습

사육중인 황소의 모습이다.

낫선 사람이 신기한지 내려다 본다.

아랫채 처마에 걸린 문패다.

이를 뒤집으면

할아버지의 존함이 나온다.

시골 풍습과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심심 산골의 촌 마을이다.

 

옛것이 무조건 좋은것은 아니나 그래도 좋았다.

고단한 촌부의 일상을 보았으며

마을의 상 하수도 시설도 정비를 해야 할 것이다.

 

복지 혜택이 이곳 산골마을까지 골고루 혜택이 돌아왔으면 한다.

휴대폰도 터지지않는 심심산골

아무것도 보지않고 듣지않고 이틀동안 열심히 일만하고 왔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궁색한 빈털털이가 되는것이 아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다는 뜻이다.(법정)

 

무소유를 생각해보는 행복한 순간이었다.

 

2012.10.7 두곡리에서 백세청풍 김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