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행사, 축제

현대 음악의 실험실 통영의 소리(세멜레 워크)

청풍헌 2013. 3. 26. 22:37

통영국제음악제가 어느듯 11회를 맞았다.

현대 음악을 표방하고 시작한 음악제가 과연 지방에서 성공 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과감하게 실험정신으로 도전한 통영국제음악제다.

띠리링! 여보세요? timf사무국 입니까? 안녕 하세요? 통영시민 입니다. 개막 공연인 세멜레 워크를 오늘 저녁 5시에 공연을 하는데 사전에 예약을 놓쳐 꼭 보고 싶은데 어디 구석자리라도 없나요?선생님 죄송 합니다.티켓이 매진 입니다.다음엔 꼭 예매를 하여 좋은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하세요.

본디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공연을 볼 수 없다고 하니 너무 서운 하였다.

그러면 주변 분위기라도 보기 위하여 남망산 공원을 올랐다.

 

 

따뜻한 기운이 넘쳐나는 공원 입구는 순백의 목련이 만개하여 공원 탐방자들의 마음을 빼았고 있었다.

조각공원 입구에는 아마도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정의비"를 세우려고 터를 만들어 놓았다.

뜻깊은 일을 한 "통영거제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모임"에 찬사를 보낸다.

또한 좋은 위치에 '정의비'가 세워지도록 장소를 협조한 통영시에도 감사한 일이다.

 

문화회관 대 전시실에는 통영국제음악제 연주자들의 사진을 전시하고 있었다.

눈에 띄는 사진이 있어 누군지 물어보니 도록을 찾는 순간 기억이 떠올라 "조르디 사발"이라고 하니 어떻게 아십니까?

몇년전에 관람을 했으며 아마 싸인을 받아 놓았을 거라고 했다.

2007년 통영국제음악제에 참여한  '조르디 사발과 르 콩세르 드 나시옹'이라는 연주단체가 연주를 한걸로 기억된다.

나이가 칠순을 넘긴 노구를 이끌고 정열적인 지휘는 많은 감동을 준 지휘자였다고 기억된다.

기타 연주자 기라로쉬와 째즈가수 나윤선과 울프바게니우스 등이 생각나 잠시 회상에 젖어본다.

화사한 봄의 꽃들이 연주회장 주위를 밝게 빛내고 있다.

대극장 쪽을 올라갔다.공연 관람자들이 하나 둘씩 티켓팅을 하고 있었다.

부러운 눈치로 보다가 한가한 틈을 타 일단 이야기나 나누어 보자고 하여 창구직원과 대화를 시도했다.

안녕 하세요?이번 공연은 인기가 많아서 올 매진이 되었네요.저도 보고싶은데 아쉬워 죽겠어요 하니

아! 잠시만요 방금 티켓을 취소한 분이 있습니다. 어떻하시겠습니까?뭘 어떻게 해요.빨리 주세요.S석 A열 20번이다.

5만원 결제하고 야호 신났다!

정말 잘 되었다 간절히 원하면 길이 열린다.

차부대표님은 멋지게 차려입고 오셨네.로비에서 기다리다 입장을 했다.통상 입장을 하면 바로 좌석에 들어가는데 기다리란다.

공연 10분전에 입장을 시킨다.A열 20번이면 예상대로 앞줄이다.

여기서 세멜레 워크에 대하여 알아본다.이 공연은 2010년 독일에서 초연되고 아시아에서는 통영에서 초연되는 헨델의 오라토리오 '세멜레'를

세계적인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의상 디자인을 한 패션쇼를 겸한 오페라 뮤직컬 이다.

연주자들의 악기는 바로크 시대의 악기로 혁신적인 소리와 상황에 적합한 전자 비트음으로 구성된 이야기가 있는 공연이다.

세멜레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인으로 주피터를 비밀리에 사랑하여 자신을 영생의 여인으로 만들어 달라고 조르다가

주피터의 신적 에너지에 불타고 만다.

즉 신과 인간을 등장시켜 인간의 파멸을 그린 웅장한 리듬과 화려한 패션이 가미된 실험적인 뮤지컬 형식의 오페라다.

세멜레 역에는 소프라노 알렉산드로 자모이스카 카운터 테너에는 아르맹 그라메가 무대에 오르며

올로보프만 칼레이도스코프 앙상블이 바로크 악기로 연주한다.

또한 창원시립합창단과 국내의 탑 모델들이 다수 참여 했으며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의상 디자인을 맡아 그 화려함을 더했다.

그러나 무대를 보는 순간 오! 마이갓! 일반적인 무대가 아닌 패션쇼를 위하고 연주자 및 출연자들을 무대위로 올려 바닥이 높아져 있었다.

무대가 높아 중앙 및 뒷부분이 보이질 않는다.

차라리 위로갈걸...무대는 양쪽으로 의자를 놓고 관객과 연주자가 앉을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이 사진은 공연후 인사를 할때 찍은 사진임)

 

내용(순전히 나의 주관적인 느낌임)

화려한 의상과 펑키 머리를 한 연주자들이 등장하고 늘씬한 모델들이 화려한 옷을 입고 워킹을 시작한다.

메스컴이나 영상으로만 보던 패션쇼의 현장을 직접 목격하니 의상의 화려함과 모델들의 얼굴에 흰색 회칠을 바르고 구두의 굽은 20~25CM정도 되는

몸매가 날씬함을 넘어 꼬챙이 수준이다.저렇게 몸매를 유지하기 위하여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까?화려한 의상으로 갈아입고 활기찬 워킹을 한다.

가만히 보니 얼굴이 너무 작다.조각보 같은 인형얼굴에 몸매는 날씬 하고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워킹을 하는 고도의 균형 감각이 필요해 보인다.

머리모양은 싸움닭 벼슬처럼 보이고 새의 깃털도 있다.

 

어느순간 객석에서 사람이 벌떡 일어나더니 노래를 부른다.객석에 합창단원들이 미리 앉아 있었다.

메인 무대위의 객석에도 합창단이 있다가 일어나 노래를 부른다.약간 쇼킹한 일이다.세멜레가 혼자서 노래를 부른다.

아름다운 맬로디의 서정적인 분위기가 나는 노래다.사랑의 세레나데 같은 느낌이다.

소리의 조화가 있으며 중후한 음색의 현악기 소리는 묘한 감정을 일으킨다.카운터 테너가 나와 사랑의 멜로디를 합창한다.

갑자기 DEEP KISS~~~~~~~~

이후 세멜레는 쓰러진다.객석에서 합창단이 일어나 힘차게 노래한다.또다시 시작된 패션쇼.

이번에는 얼굴의 메이크업이 키스 자국을 연상시키는 이마 입술 주위로 루즈를 바르고 나왔다.

남자를 유혹하는 소리로 독창을 하다가 관중과 같이 호흡을 유도하여 객석의 모든 관중이 일어나 박수를 치며 공감한다.

현악기와 전자음의 불협화음으로 삐~~~~~~~~소리를 낸다.다시 세멜레와 다투다가 합창단과 같이 노래를 한다.

모델들이 귀신처럼 그 자리에 서있다.이윽고 공연이 끝나고 우뢰와 같은 박수가 쏫아진다.

전 출연진이 인사를 하고 연주자들도 일어나고 객석에 있던 합창단도 모두함께 인사를 한다 그렇게 하여 공연은 끝났다.

 

스토리가 있는 무지컬을 보았다 사전에 미리 공부를 하지 못하고 갔었는데 공연내내 그냥 느낌을 메모 했었다.

자료를 찾아보니 다른 사람들도 같은  느낌이었다.

새로운 음악의 시도와 화려한 패션과 결합된 실험적인 음악극을 접한 나로서는 음악이 세계 공통어라는 느낌을 받았다.

융합의 시대가 도래했다.오페라와 패션쇼,오라토리오와 뮤지컬 오페라와 무대공연등등이 아시아의 초연답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통영이라는 조그만 시골 도시가 윤이상이라는 거장에 의하여 재 해석되는 것이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직도 불통인 사상의 자유에서 벗어나지 못한 영혼이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경계를 초월한 예술인이다.

사람은 밥만 먹고 살 수 있나?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라고 했다.

한 사람의 음악인이 이렇게 작은 시골 도시를 클래식 음악의 바다 소리의 바다에 빠지게 했다.

이 또한 문화의 한 축이 될 것이다.

토요걷기도 이러한 문화의 한 축이 될 것이다.

옛것을 알고 현재를 생각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현명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2013.3.24 백세청풍 김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