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가족 이야기

고모님의 백수잔치를 보며

청풍헌 2013. 10. 28. 21:12

가조도 다리가 개통되어 고모님댁의 접근성이 좋아지고 또한 가조도에 최초로 횟집을 개업하여 여러번 방문했다.

갈때마다 고모님을 뵙기도 했으나 때로는 그냥 오기도 했었다.

그때마다 기억 했다가 명절때 방문하면 이야기 한다.기억은 웬만한 젊은 사람 못지않게 총기가 좋으시다.

횟집을 확장 하고 장사가 잘 되어 좋겠다고 이야기 하니 정근가 허풍이 있다.

빚이 많다.그래서 걱정이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 백수 잔치도 오래전에 계획 했었는데 고모님에게 직접 이야기를 못하고 우회적으로 아버지 어머니를 통하여 이야기 하기를 원했다.

고종 사촌 형님과 누님 매형이 아버지 집으로 한번  방문 하시어 여러 이야기가 있었다.

10월 19일(토) 잔치날인데 전날 부모님은 가조도로 향했다.

고모님에게 귀띔은 했는데 혹시 않한다고 고집을 부리시면 곤란하니 외삼촌이 꼭 오셔 좀 설득을 해주면 좋겠다는 형님의 부탁으로

고모님 댁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고운 한복을 입으신 고모님

▲어머니(88)와 함께한 고모님(100)

▲100년전의 이름 답지 않게 세련된 이름 경아!

▲축하 화환도 있다

▲백순 잔치상

▲형님이 100송이의 장미 꽃바구니를...

▲고모님을 기다리는 식구들

▲손자 등에 업혀서 내려 오신다

▲지팡이를 짚고 걸어 볼려다

▲안되것다 도로 업어주라

 

 

고모님은 기억이 참 좋으시다.

내 어릴적 기억을 훤히 알고 계신다.갈때마다 살갑게 대해 주시고 늘 여러 이야기를 들려 주시곤 한다.

젊은날 골수염에 걸려 일본에서 치료한 이야기며 가조도에 시집와서 어렵게 살아가신 이야기도 들려 주셨다.

어느듯 100세가 되었다.100세를 누리기가 쉽지 않는데 고모님은 타고난 건강을 유지하셔 이렇게 아프지 않고 장수 하셨다.

 

청상 과부가 되어 재혼을 하지 말라는 아버지의 당부로 3남매를 훌륭히 키우시고 이렇게 100수를 맞으셨다.

노인답지 않게 하루에 두번씩 목욕을 하시고 항상 깨끗한 몸과 마음을 유지한 것이 장수의 비결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이가 많아지니 활동을 않을려고 하신다.그것은 아버지도 마찬가지다.

내 나이가 구십인데 늙은것이 주책이라고 하실까봐.부모님의 설득으로 백수 잔치를 하기로 했다.

 

화환이 몇개보여 자세히 살피니 상수연이라 기록되어있다.

상수연이 뭐지?상수연? 검색을 하니 100세의 생일을 상수연이라한다.

다른 화환집에서 백순이나 백수는 틀린 말이라며 상수연이 맞는말이라고 했단다.

상수연 [上壽宴]
한국고전용어사전 어휘 > 방언/고전용어
신하들이 임금에게 오래 살기를 바라는 뜻으로 베풀어 드리던 잔치.

上壽宴:오래 살기를 바라는 뜻으로 베풀어 드리는 잔치

상수연은 오래살기를 기원하는 뜻으로 잔치를 여는것이라 검색 되었다.

그러면 백순이나 백수연은 만99세(100세) 맞이하는 생일잔치를 뜻한다.

 

상수연은 뭔가 뜻이 이상하다.

100세까지 살았는데 더 오래 살라고 축원한다는 말이 형식적인 말 같다.

차라리 아프지 말고 건강 하세요! 라는 말이 훨씬 더 그 뜻에 부합된다.

 

잔치상을 횟집 가게에 차려 손자의 등에 업혀 내려 오셨다.

아들,며느리,딸 사위에게 건강을 기원하는 잔을 받고 절을 받았다.

지그시 쳐다보시는 눈망울에는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그래도 꼿꼿히 앉아 계셨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양쪽에 앉으시고 다시 절을 받았다.

양쪽에 친정 동생이 떡 버티고 앉아 있으니 힘을 받는것 같았다. 

여간해서 방 밖으로 안 나오시는데 친정 식구들이 왔다가면 베란다로 나오셔 바래 주셨다.

▲깨끗한 모습의 고모님 얼굴

▲내빈들이 옆으로 앉았다

▲아들,며느리가 잔을 올리고

▲가족이 절을 올린다.

▲고맙게도 권민호 시장님께서 오셨다

▲옥광일 사등면장님 까지 축하하러...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친정 형제 아버지

▲촛불을 끄고 케익을 자른다.

▲가족이 기념 촬영을

 

백수를 누리신 고모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2013.10.19  가조도 섭밮몰에서 백세청풍 김용재

 

(면장님이 나를 보잔다.어이 용재 아이가?나 모리것나? 옥광일이다.광일이? 가만 누구드라???학교 동기 아이가?

그래 가만있자...연초에서 다닌 광일이다.아! 광일이 금방 못알아봐서 미안하이.언제왔노? 7월에 왔다.한번 놀러 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