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른길 이야기

너무나 짧은 만남 고산의 발자취(보길도 세연정)

청풍헌 2014. 3. 14. 14:17

산대장 김상섭님이 한려 산악회에서 보길도에 간다고 했다.

보길도 하면 고산 윤선도의 세연정이 있는곳이 아닌가?

이것저것 따질것 없이 따라 나섰다.

 

세연정(洗然亭)고산 윤선도가 보길도에 오게 된 것은 제주도로 가는 길에 태풍을 만나 피항을 와서 살펴보니 풍광이 아름다워

이곳을 부용동이라 이름짓고 세연정을 세웠다. 세연이란 주변 경관이 물로 씻은듯 깨끗하고 단정하여 이곳에 머물면 기분이 상쾌해 진다는 뜻이다.

이는 세병관의 뜻과 유사한 점이있다. 윤선도는 이곳에서 13년간 머물면서 유명한 어부사시사를 지었다.

 

보길도

완도군 보길도는 고산윤선도의 어부사시사 등 우리나라 국문학 사상 주옥같은 시를 남긴곳으로

조선 숙종때는 우암 송시열이 제주도로 귀양가다 머문 곳으로 유명하다.

우암은 제주로 귀양가기 훨신전에 거제로 이배되어 1여년을 머물었다.

지금도 반곡서원에서 배향하고 있다. 

 

보길도의 최고봉은 격자봉(433)으로 예송리에서 올라 수리봉(406)-격자봉(433)-누룩바위-뽀리기재로 내려오는 코스를 잡았다.

원시 난대림이 울창하며 특히 사스레피 및 동백나무, 소사나무가 많고 곳곳에 후박나무, 생달나무, 황칠나무도 있다.

등로를 오르는 동안 길가에 핀 야생화는 가파른 등산로의 피로를 앃어주는 청량제 역할을 한다.

 

▲세연정

▲예송리 깻돌해변(깨알같이 잔 몽돌해변)

▲오래전에 지정된 천연기념물 40호 예송리 상록수림

▲격자봉의 자연1(벌레 집)

▲격자봉의 자연2(바람꽃? 제비꽃?)

▲격자봉의 자연3(산자고)

▲격자봉의 자연4(보춘화)

 

 

▲예송리 해변

▲격자봉의 자연5(새집)鳥

▲보길도 부속섬 예작도

▲소사나무 식생대

▲누룩바위

▲황칠나무

 

부용동으로 내려오니 돌담이 정겹다.

낙도 오지 섬에는 바람이 많아 돌담을 높이 쌓아 바람을 막고 짐승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돌담은 이중 접담이며 마치 성벽을 보는 것 같이 웅장하게 쌓여있다.

두미도 돌담도 이와 비슷했다.

아마도 군에서 돌담을 특화 하기위하여 복원을 권장한것 같다.

 

어디를 다녀 보아도 이렇게 이중으로 싸여진 돌담은 드물다.

어디서 이런 납작한 돌들이 왔을까?

보길도의 산은 바위로 이루어진 악산이다.

 

▲돌담1

돌담2

돌담3

돌담4

돌담5

 

부용동이라 이름지을 만큼 물이 맑고 수량이 풍부한 부황리는 바닷가에서 깊숙히 위치한 섬중의 산속이다.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 없는 샘에서 거짓말 같은 맑은 물이 용솟음 쳤다.

그 사이로 물고기가 노닐고 있었다.

 

아름들이 동백숲이 도열해 있는 길가에는 동백꽃이 만발 했으며

큰 내(川)에는 면경지수 같은 맑은 물이 흐르고 그 속에는 물고기가 놀고 있었다.

과연 고산 선생이 이곳을 부용동이라 할만 한 풍광이다.

청정수

동백1

동백2

 

세연정洗然亭

고산이 말년을 보내기 위하여 이곳에 정자를 짓고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보길도 윤선도 원림은 우리나라 3대 정원중에 한곳으로 가능한 자연 지형을 유지한 채 연못과 정자를 만든 곳으로

지금으로 치면 가장 친 환경적이고 자연적인 정원이다.

 

그 중심에는 세연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두 연못의 가장자리에 있으며 팔작지붕으로 가운데는 온돌방이 있으며 앞쪽으로 마루를 한단 높이 만들어 이곳에는 정자의  주인이 앉는 자리다.

앞으로 보면 손님들이 와서 다담을 하고 뒤로 보면 동,서대가 있어

그곳에서 어부사시사가 불리어지면 춤추고 노래하는 공연을 즐겼다고 한다.

 

바위와 연못, 못가의 동백군락은 가히 풍류를 즐길만한 위치요  풍광이다.

정자로서는 아주 특이하게 온돌까지 마련하여 겨울에도 정취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지금의 세연정은 본래의 모습은 아니고 복원해 놓은 것인데, 비교적 원형을 그대로 보존했다고 한다.

사방에 마루와 창살문이 있으며 창살문 밖에 널빤지문이 따로 달려 있다.

정자 안 한가운데에 사방 2.5m의 온돌 방바닥을 깔고  문을 달아 겨울에도 거처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정자 아래 아궁이에서 불을 때도록 되어 있다.

 

세연정을 여러각도에서 관람 할 수 있도록 산책로가 있으며

연못에 주위로 반영되는 정자의 풍광은 참으로 평안하고 고요하다. 

시간이 부족하여 아쉬움이 배가 된다.

여기까지  왔으면 충분히 감상해야 하고 느껴야 하거늘 단 30분 만에 무얼 본단 말인가???

 

너무나 짧은 고산과의 만남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났다.

오후의 날씨가 바람이 분다 하여 3시20분 배를 타고 나가야 한다며...

 

▲세연정

▲현판

▲온돌마루

▲아궁이

▲주인자리 상석

▲연못

 

▲판석보 

 

▲동백

 

 

 

 

 

전남 완도군 보길면 보길도는 통영에서 멀었다.

차타고 3시간 배타고 30분 다시 차타고 30여분을 달려 보길도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하고

날씨가 흐려 배시간을 1시간 앞당기는 바람에 고산 윤선도와의 만남은 고작 30여분 밖에 않되어 너무나 아쉬움이 컸다.

 

섬에는 전복양식이 성공을 하여 젊은이들이 돌아오고 있다고 한다.

섬이 낙향하는 곳이 아니라 생기가 있는 곳 살아 움직이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부용동의 원림과 돌담이 정겨운 전복의 고장 보길도를 탐방한 날은 2014년 3월 이른 봄날이었다.

 

2014. 3. 9(일) 보길도 윤선도 원림산방에서 백세청풍 김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