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가족 이야기

부모님의 수의壽衣 살피기

청풍헌 2015. 1. 18. 01:44

수의(壽衣)

수의(壽衣)는 죽은 사람에게 입히는 옷이다

지난번 이야기 때 수의 이야기가 있어 언젠가 한번 살피기로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마음먹고 살폈다

어머니께서 삼베와 명주를 직접 짜고 재단 하시고 바느질을 하시어 장만 하셨다

박스에는 아버지 수이라는 글씨가 쓰여져 있었다.

 

박스를 여니 반야심경의 인쇄본이 있고 주머니가 있다

주머니 안에는 노자돈으로 3천원이 들어있다

수의를 하나하나 꺼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 것인지 설명을 들었다

전체적인 것은 우리가 일상 생활하는 옷이다


먼저 발부터 버선을 신기고 묶는다

바지를 입히고 고름을 묶고 각반처럼 생긴 것을 끼우고 묶는다

이후 저고리를 입힌다. 그 위에 장옷이라고 두루마기를 입힌다

모든 옷은 바느질로 한테 묶여 있어 한번에 입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은 어떻게 처리를 하는지 손도 싸게가 있을 것인데 어느 것인지 모르겠다

얼굴도 싸게가 있으며 배개와 턱받침이 있다. 얼굴 싸게를 싼 후 얼굴집에 넣는다. 관 이불도 있다

또한 상석(아침저녁으로 올리는 식사)을 올릴 때 쓰는 밥상보(삼배)도 있다

끈을 준비해 두었다. 얼굴싸게와 손싸게에 대하여 어머니가 내일 시장의 포목점에 가서 물어보기로 했다


유교의 장례절차에 따라 염을 해야 하므로 수의가 필수다

부모님 세대까지 수의를 직접 준비를 했다

손수 삼배를 짜고 명주실(누애고치)을 내어 베틀에 앉아 베를 짜 직접 수의를 만드셨다


어릴 적 삼을 사와서 쪄서 껍질을 벗기고 한 올 한 올 실을 만드는 광경을 보았다

그 실이 모여 베틀에 앉아서 날줄과 씨줄을 엮는 수많은 과정을 거쳐 삼베가 탄생한다

또한 명주실은 누애를 길러 고치를 생산하여 따뜻한 물에 누애고치를 띄우고 누애고치에서 나오는 실을 뽑아서 한 올의 명주실이 된다

이 실을 다시 베틀에 얹어 씨줄과 날줄로 짜면 명주베가 된다

이 천으로 직접 재단하여 바느질로 수의를 만드셨다


어머니는 수의에 애착을 느끼고 계셨다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 장례 시 수의를 제대로 입지 않았다고 말씀 하신다

혹시 우리가 죽고 나서 초상을 치를 때 수의를 제대로 입혀 달라

그리고 전통 유교식으로 장례를 하라고 부탁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죽음을 맞이한다

부모님이 연로하시니 걱정이다

미리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모르는 사항이나 의문점이 있으면 물어서 알아야 대처를 할 것이다

오늘 충렬사에 들러 사원(祠員)으로 등록했다

유교의 제사 절차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

제사에 대하여 아내와 언쟁이 있었다

절대란 없다

순리대로 흘러갈 것이다.


2015.1.17. 부모님 댁에서(황용연립)  

▲팔만대장경의 반야심경은 입관후 관뚜껑 아래에 펼쳐 넣는다.

▲주머니의 노자돈

▲얼굴집

▲배개와 턱받침

▲버선과 신

▲바지

▲저고리

▲장옷(두루마기)

▲발목싸게

▲손목싸게

▲어머니의 금강경탑

▲어머니의 치마

▲끈

▲박스에 있는 수의를 확인 하시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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