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이순신

경남의 백의종군로7(단계-삼가) 삼가현 5리밖에 홰나무 정자가 있어 내려가 앉았는데

청풍헌 2015. 8. 24. 23:51

경남의 백의종군로7(단계-삼가)

더워도 너무 더웠다

축제가 끝나고 한줄기 시원한 빗줄기가 내린 후 구름 낀 하늘을 기대하며 길을 나섰다

남명손서님과 삼가면사무소에서 재회한 후 단계로 이동했다

오늘의 코스는 산길 구간이 있는데 간공리 연산마을을 거쳐 농산재로 넘는 길이다

그러나 이 길은 사람이 왕래하지 않아 갈 수 없다는 마을 이장의 말에 가회면을 돌아서 그믐재를 넘기로 했다

우리의 걸음이 정확한 고증의 길이 아니라 장군의 백의종군 정신을 몸으로 느껴보는 행위이므로 좀 돌아가더라도 그믐재를 택했다

대신 차를 타고 간공리 말목마을과 연산마을 초입까지 답사했다

연산마을 초입의 큰 정자나무는 당시의 일행을 보았으리라


연산마을 노거수

1030분 경 단계천변을 출발했다

단계의 고택을 이용하여 남사 예담촌 같은 마을을 만들려고 했으나 후속 관리 부재로 방치되고 있었다

초등학교 정문이 솟을 대문으로 만들어졌으며 보건진료소의 정문도 한옥으로 지어졌다

용담정사의 안내현판이 잘못 되었다고 수차례 지적 했으나 아직 수정이 되지 않아 안타까워했다

용담 박이장공은 청천서원에 동강 김우옹과 함께 모셔져 있는데 아무 상관없는 한강 정구가 모셔진 청천서원이라 되어있다.

(한강 정구선생은 회연서원에 배향되어있다) 구름이 있는 날씨지만 더웠다

단계천변을 지나 딸기 하우스가 즐비한 농로에는 cctv가 설치되어있다는 안내판이 여럿 보인다

대추는 몸을 태우기 위한 햇빛을 한껏 받고 있으며 처음 시작할 때 보았던 비릿한 밤꽃은 

어느 듯 만질 수 없을 정도의 가시로 덮인 방송이로 변했다

구평 마을의 산 버드나무는 상당한 수령을 자랑하는데 제방공사에 매몰되어 그 가치를 잃었다

옛 선조들이 제방위에 나무를 심어 치수를 했었다



단계초등학교 정문


잘못 표현된 부분


구평마을 산버드나무



손서님이 학교 다니던 길이다

어릴 때의 감흥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길을 걸었다

드디어 고향 장대마을에 왔다

마을 어귀에는 흙과 돌로 만든 큰 창고가 있었다

남명손서님 할아버지부터 아버지까지 대대로 마을 이장을 하시며 관리하던 마을 창고다

벽채의 두께가 50cm정도로 보온과 보냉을 동시에 만족하는 건축물이다

50여년이 넘은 건축물로 보존가치가 있어 보인다

내부에는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마을입구 정자나무는 어릴 적 추억이 서린 곳이라 한다

나무 위를 날다람쥐처럼 오르내렸다고. 마을입구의 효자비각을 확인하고 그믐재를 향했다

오르막 중간정도에서 손서님이 신발을 벗고 큰절을 했다. 할아버지 산소에 인사를 드렸다. 이 골짝 저 골짝 추억이 새록새록 난다고


창고

창고 앞에서 옛 생각이 

전군 출정하라~

마을 입구에서 어린시절을 회상하다.

기념촬영

정경달님 등짝에도

엉덩이에도 온통 땀이다.

할아버지 산소에 인사드리는 남명손서님

그믐재를 넘으니 배가 고팠다

남명손서님이 삼가에 가서 쇠고기 먹자고 하여 쫄쫄 굶으며 걸었다.(사실 가회면에서는 마땅한 식당이 없었다

물도 떨어지고 배도 고프고 현기증이 났다

외사마을 정자에서 물도 마시고 남은 계란을 나눠먹고 물을 채웠다

하천공사 하면서 큰 나무를 살리기 위하여 양쪽으로 물길을 내어 하천 가운데 섬이 되었다.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학리 덕진마을 지나 금천마을 입구에서 백의종군로 표석을 보았다

산길구간이 7km. 가회로 둘러오는 거리 차이는 4km라 한다


버스 정류소를 지나는데 동네 어른 한분이 택시를 잡으려다 놓쳐 삼가까지 동행하였다

이경준님이 이런저런 말동무를 해드렸다. 드디어 저 멀리 홰나무 정자가 보였다

" ***** 삼가현 5리밖에 홰나무 정자가 있어 내려가 앉았는데, 근처에 사는 노순, 노일 형제가 와서 만났다." 

당일 일기 끝에 기록하였다

홰나무는 아니지만 팽나무 고목이 있어 당시에 장군이 이곳에 쉬면서 노순, 노일 형제를 만났으리라

418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어느 어른을 만나 동행하게 되었다

드디어 삼가 초입이다. 표석에서 단체사진을 찍는데 동행한 어른에게 부탁했다

어렵사리 찍은 사진이다. 비록 머리 일부는 날아갔지만 이것도 인연이며 작품이다



그믐재를 넘어

벼가 피었다.

살려진 노거수

외사마을 정자에서

덕진리 표석

마을 어른과 동행

홰나무 정자

마을 어른의 작품

잘생긴 할매벅수


기양루에 왔다. 삼가현청의 부속 건물이라 한다

삼가현청터는 면사무소자리다. 삼가현은 교통의 요충지다. 비석군을 모아 놓은 곳에 왔다

현감, 군수, 순찰사 공덕비기 여럿 있으며 특이한 것은 도반수(都班首)의 비가 보인다

도반수는 보부상의 우두머리다. 즉 이곳이 교통의 요충지로 보부상들이 자리를 잡고 활동 하던 곳이었다

전반수(全班首), 상무재사(商務在社**)등의 비석도 있다



삼가현청터

기양루

창고

팔도도반수 영세불망비

상무재사 영세불망비

허기진 배를 움켜지고 원조 한우집을 찾았다

고기를 시키고 시원한 맥주 한잔을 들이켰다

~~~바로 이 맛이다

진정 맥주 맛은 이런 맛이다

더위와 싸워 이긴 개선장군이다

짧지 않은 거리를 무사히 답사 했다


마지막은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너무 힘들어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집으로 돌아오기 바빠 여유가 없었다

비가 오다 개다 했다. 일찍 출발하여 단계 시냇가에서 아침밥을 먹었다

늦게 삼가에 이르니 삼가 현감은 이미 산성으로 가고 없어서 빈 관사에서 잣다

고을 사람들이 밥을 지어 와서 먹으라고 하나 먹지 말라고 종들에게 타일렀다.”

삼가현청에서 현감을 만나지도 못하고 유숙했다

그 심정을 고스란히 느껴야 하는데...

다음 8차 답사에는 차근차근 챙겨 보리라 다짐해 본다.

 20.99km 5h 10m

2015.8.22. 경남의 백의종군로7(단계-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