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이순신

경남의 백의종군로9(대양면-매실마을) 더위와 장마, 태풍을 뚫고 9일 동안 걸어 완주했다

청풍헌 2015. 9. 11. 22:51

만세!

완주했다. 뿌듯했다. 이 기쁨은 말로 어떻게 표현 하겠는가? 많은 분들의 관심과 협조로 완주했다. 2015년도 경남의 백의종군로는 더웠지만 오히려 시작점이 좋았다. 당시의 날짜와 거의 같았다. 무더위와 장마, 태풍을 이겨낸 승리다. 두고두고 기억 될 것이다. 아홉 번을 쉼 없이 달려왔다. 때로는 아프기도 하고 날씨 때문에 고민도 했으며 길을 몰라 헤매기도 했었다. 악몽을 꾸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했다


마지막 구간은 통영지부에서 월례회를 겸하여 참여하기로 지난달에 의논했었다. 대부분 회원들이 참여 했으며 남명손서님 발포만호님까지 참여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많은 인원이 움직이면 챙길 것이 많다. 코스와 동선 식사문제 등등. .. 8시에 출발했다. 1시간 20여 분을 달려 집결지인 대양면사무소에 도착했다. 차량을 매실마을로 이동했다. 아침에 통화한 이강중님이 이종규 어른과 함께 반갑게 맞아 주었다. 일흔과 여든을 넘긴 나이에 장군을 선양 하고 위치 비정을 위하여 노력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그런데 같이 걸으면서 설명을 하고 싶다고 하여 곤란했다. 뙤약볕에 14km를 걸어야 하는데 극구 만류 했다. 이강중 어른만 따라 나섰다. 쇼핑백에 유인물을 가득 담고 오셨다. 어르신 걸어가려면 들고 갈 수 없으니 차에 두고 가세요 하니 나눠주고 설명해야 한다며 기어이 들고 가신단다

 

단체복을 갈아입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전체적인 동선을 확인 해야 하며 시간도 조절해야 하고 애매한 구간 길도 판단해야 한다. 어르신이 기어이 걷겠다고 하여 신경 쓰였다. 아니나 다를까 200m를 지나자 쳐지기 시작했다. 하는 수 없어 쇼핑백의 유인물을 배낭에 나눠 넣었다. 햇빛을 오롯이 받고 있는 들판은 황금색으로 변신을 하고자 한다. 여름의 끝자락, 가을의 첫걸음이다


낮에 합천 땅에 이르러 고을에서 10리 쯤 되는 곳에 괴목정이 있어서 아침밥을 먹었다. 너무 더워 한참동안 말을 쉬게 하고 5리쯤 되는 전방에 가니 갈림길이 있었다. 하나는 고을로 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초계로 가는 길이다. 아침밥을 먹은 괴목정은 합천 고을에서 10리 떨어져 있다고 했다. 신동국여지승람에 당시 합천 관아로부터 5(2km) 지점에 남강(황강)이 있다고 기록되어있다. 그러므로 남강(황강)으로부터 5(2km)지점에 괴목정이 있었다. 남강으로부터 5리 지점은 정양리 상회동 마을의 아천교 부근이다아천교 인근이 괴목정이라 했는데 대열이 길어지니 지나쳤다. 우측으로 펼쳐진 정양늪은 아주 좋았다. 멀리 연꽃이 화려하게 유혹하며 가시연도 보였다. 자연생태를 보존하고 가꾸는 것은 미래 세대를 위한 배려다. 아래로 내려서 좀 더 가까이 걸었다. 화장실이 무슨 카페 같았다. 정양 삼거리에 왔다. 삼거리 조형물을 수억 들여 만들었다고 했다. 백의종군로 표석이 도로 표지판에 가려져 있었다. 꼭 이곳에다 세워야 했는지? 이곳 삼거리가 장군이 지나간 유서 깊은 곳인데 모텔이 들어서 썸씽하는 곳이란 말씀에 한바탕 웃음이 났다


황강변으로 내려섰다. 고운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진 천혜의 자연이다. 대야성이 마주보이는 이곳에는 수상 레포츠 체험장이 있다. 가족단위의 캠핑족이 많았다. 수변으로 계속가면 길이 있다. 이강중 선생께서 길이 없다고 하여 잠시 망설였으나 위 국도는 인도가 없어 너무 위험하다. 지도 어플을 켜고 앞장섰다. 다행이 강변으로 잠수교 같은 길이 있었다. 시원한 강변 마사토 길을 걷는 내내 시원했다


12시가 가까워지니 배가 고팠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이강중 선생은 가족들이 차를 가지고 와 모셔가고 우리는 개벼리로 향했다. 일기에 ~ 강을 건너지 않고 곧바로 10(4km)남짓 가니 원수(권율)의 진이 보였다. 문보가 살고 있는 집에 들어가 잤다. 개연으로 걸어오는데 기암절벽이 천 길이나 되고 강물은 구비 흐르고 깊었으며 길에는 또한 건너지른 다리가 높았다. 만일 이 험요한 곳을 눌러 지킨다면 만 명의 군사도 지나가기 어려울 것이다. 이곳이 모여곡이다. 개벼리는 신동국여지승람 합천조에 벼랑을 따라 잔도를 내었는데 위에는 절벽이 있고 아래에는 깊은 못이 있으며 꼬불꼬불한 길이 2~3리쯤 계속된다. 항간에 전해오는 말에 이 고을 개와 초계군 개가 통행하며 길이 되었다.라고 쓰여 있다. 남강(황강)의 물살이 휘돌아 나오며 절벽을 때려 물이 깊어지고 천 길 낭떠러지가 생겼다. 옛길은 위쪽에 있으며 아래쪽으로 길을 확장 했었다. 개구멍으로 옛 개벼리 길을 들어갔다. 과연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낭떠러지다


다리를 풀고 있는데 이종규 어르신이 자전거를 타고 오셨다. 마을에서 기다리시라 했는데 설명을 해 주고 싶어서 나오셨다. 개벼리를 지나 만나서 설명을 들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동했다. 그런데 기어이 개구멍으로 자전거를 끌고 오셨다. 자전거 체인이 빠져 오르막을 힘들게 끌고 오면서 "같이 갑시다" 하는 고함소리가 들려 확인하니 이종규 어르신이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개벼리에서 원수 진을 바라보았다는 일기를 언급 하시며 초계에서 복원중인 원수 진이 엉터리이며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성토 하셨다. 개벼리에서 원수 진을 바라보려면 원수 진에 걸린 수자기를 보고 확인 했으리라 짐작된다. 백마산성과 둔전 등이 지척에 있는데 외로이 역사를 바로 잡기 위하여 고군분투 하신다.


이강중 어르신도 자전거를 타고 나오셨다율곡 우체국 있는 곳이 초계와 합천의 경계이며 이곳 근처에 원수 진이 있었다고 한다. 이곳이 원수 진인 것은 개벼리에서 바라보이며 일본군의 진격로이다. 천혜의 요새이며 또한 훈련할 수 있는 연병장(둔치)이 있고 인근에 큰 마을이 있다는 것이다. 한길을 버리고 뚝방 길을 걸었다. 벼가 익어가는 초가을 들판은 나락냄새가 난다. 배부른 냄새다. 길가에 한창 살을 올리는 대추는 허기진 배를 달래주는 에너지원이다


64일 이순신은 문보가 거처하는 집에 들어가 잤다. 65일에는 거처할 방을 도배했다. 66일 다시 묵은 방을 도배 했으며 군관이 쉴 대청 두 칸을 만들었다. 늦게 모여곡 주인집의 이웃에 사는 윤감, 문익신이 와서 만났다. 어두워서 주인집에 들어갔는데 그 집 과부는 다른 집으로 옮겨갔다. 모여곡 문보의 집에서 묵고 있던 이순신은 이어해의 집을 이틀 동안 도배 후 옮긴다. 모여곡을 비정해 볼 수 있는 근거는 율곡면 낙민리 매실마을의 위치와 유래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로 원수 진에서 대략 5(2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모여곡이 모여실- 뫼여실- 매야실- 매애실로 변화 되어 매실마을로 불리어졌다. 둘째 모여곡 이웃의 윤감은 그의 묘가 매실마을 뒷산인 갑산에 묻혀있다. 그의 후손들의 묘도 낙민리 인근에 있다. 셋째 이어해는 고성이씨 족보에 현 매실마을 이종규의 선조로 이어해(李漁海)로 기록되어 있다. 충무공 전서에는 이어해(李於海)로 되어있는데 이는 동일인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모여곡은 매실마을로 비정 된다. 모여곡에서 이순신은 44일 동안(1597.6.4.~7.17) 머물렀다


매실마을로 들어섰다. 드디어 종착역으로 들어섰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뭐지? 이 야릇한 기분은? 드디어 종착역이다. 만감이 교차 했다. ! 드디어 해냈구나! 시작은 미약했으나 마지막 순간은 참으로 행복하고 뿌듯하다. 표석을 붙잡고 한참 감회에 젖어본다. 완주 기념사진을 찍는데 깜짝 퍼포먼스를 이경준님이 준비했다. 경남백의종군로 완주기념 인쇄물을 한장씩 들고 사진을 찍었다. 장군이 걸어왔던 그 길을 따라 장군의 숨결을 느끼며 장군의 심정으로 걸었다. 더위와 장마, 태풍을 뚫고 9일 동안 걸었다. 400여 년 전과 지금은 많이 다르지만 전체적인 그 길은 같으리라


준비해 온 충무김밥과 전어회로 맛있게 늦은 점심을 먹었다. 막걸리 한잔이 꿀맛이다. 식사 후 간단한 소회를 밝혔다. 더 없이 기쁘다. 같이 동참하여 유종의 미를 거두어 감사하다. 다음에는 장군의 해전로를 요트를 타고 답사 하는 것이 꿈이라 말했다. 순전히 바람을 타고 바다에서 장군의 숨결을 느껴보고자 한다. 착량님이 없었다면 이 종군로는 완주가 어려웠으리라. 이경준님은 끝까지 함께 하려고 했으며 그 연약한 몸으로 같이 했다. 정경달님, 고상안님 그 외 같이한 여러 회원님께 너무 감사하다


이강중 어른과 이종규 어르신들의 주장이 기록에 없는 원수부를 초계에 복원 하는것은 역사의 고증을 잘못하는 것이며 장군이 40여 일을 유숙한 매실마을의 이어해가는 방치되어 있는 사실이 안타까운 것이다. 식사후 이어해가를 올랐다. 추론에 의하여 원수부를 많은 예산을 들여 복원하는 것이 이상하며 백의종군로가 있었기에 도 원수부가 있는 것인데 주제보다 부제가 부각되는 이상한 행정이 안타깝다. 백의종군로 종착지인 매실마을을 성역화 하여 백의종군로 답사후 하룻밤을 묵으며 토론하고 공부하는 이순신 정신함양터로 만들었으면 한다


완주기념 퍼포먼스

대양면사무소에서 출발

순례자들

쉼터에서 이강중님의 강의가 이어지고

아스팔트 위를 걷고있는 순례자들

표지석에서

정양늪지대

중간 휴식중 

백의종군로 표석을 가린 로타리 교통 안내판

함벽루

둔치에서 

둔치를 지나 강변로를 걷다.

통영지부 열정인들

샛길도 오르고

드디어 개벼리에

개구멍으로 통과

아픈 다리를 풀고

개벼리를 지난다

자전거를 개구멍으로 끌고오신 이종규 어르신

열변을 토하시는 이강중 님

초계와 합천의 경계

낙민들

들판을 가로 지르는 순례자들

매여곡 입구에서

자,자 한장씩 들어 주세요

착량님 기자가 꺼꾸로요

늦은 점심을 

방치된 이어해가

활발히 토론중인 마을 어른들과 회원들 

 감격의 만세를 불렀다.

똑바로 경남백의종군로완주기념

14.34km 4시간 30분

2015.9.5 모여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