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향토사

초정 김상옥

청풍헌 2015. 9. 22. 23:40



초정 김상옥 시인 10주기 기념 시선집

풀꽃과 나비

                                                                      통영예술의향기

초정 김상옥 선생과의 반세기                               

                                                                                     김재승(세동양행 대표, 해양대학교 겸임교수)

초정 김상옥 선생과의 반세기 인연

봉선화는 문장지(창간 1939년 2월)1권 9호(1939년 10월호)에 게재 되었다.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하여 표구점 아자방을 연 시기는 1963년 초봄이다. 

시조시인 이영도 여사가 쓴 "창원 성주사로 꽃구경을 가자"는 단아한 편지 한 장을 보관하고 있었다.

초정은 세 차례나 일경에 체포되어 감옥살이를 하고 일본 경찰에 쫒기면서 유랑생활을 했다. 

12세에 쓴 동시 "꿈" 으로 통영보통학교 프린트판 교지 <여황의 록>에 발표

14세 때인 1934년 금융조합 연합회 회보 공모전에 "제비" "연필" 등을 발표했다.  

통영보통학교 동급생 같은 반 친구 김용익은 미군정청 진해주둔 사령관 캐스턴 소령의 통역관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꽃신, 뒤웅박등을 발표하여 유명해졌다. 두해 선배가 윤이상이고 두해 아래가 김춘수다.


초정의 민족정기 근원

1936년 독서회 사건으로 첫번째 투옥된 후 깜둥이 누나인 냇째 누님 김부금이 살고있는 함경도 두만강변으로 갔다. 통영 미결감에 면회와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누님을 찾아 함경도 두만강변으로 갔다. 경부선-경원선-함경선-청진-나진,웅기의 변씨촌

본격적인 시작詩作은 함경도 청진 "서수리"라는 동네다. 문장지(1939년 10월호)에 시조 봉선화<동아일보>, 1939년 11월 15일자 "낙엽" 발표.

누님의 죽음으로 1940년 통영으로 낙향. 항남동에서 "남원서점"을 열었다 낭산 이후의 우국시를 써 벽에 붙여 놓았다가 두번째로 체포됨.

1954년 남망산에 충무공 시비를 세움. 특히 건립 취지문은 명문으로 알려짐(노산은 서애 유성룡의 징비록에도 없는 말이라고 극찬함)

1994년 5월 진해 김구선생 글씨 비석 "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 보러와서 해군사관학교에 글씨를 써줌(낙관을 붉은 볼펜으로 세김)


윤이상과의 특별한 인연

윤이상은 부산 대연동 '남광 보육원' 원장역임. 동아대학교 교가 작곡. 작사는 초정.

서울에서 함께 도피생활을 할 때 일본 패망 소식을 듣고 김상옥을 찾아옴.

해방후 삼천포-통영으로 귀환. 이때 각급 학교의 교가를 지어줌.

동백림 사건으로 투옥후 풀려난 윤이상에게 백자 항아리에 정원의 흙을 담아주며 

"고국의 흙으로 빚은 항아리에다 고국의 흙을 담았으니 고국이 생각나면 보라" 고 했다. 

월간 중앙 1989년 2월호에 기고글 '윤이상과의 교유기'에서 시인 이영도 여사의 기지로 윤이상의 사상 서적을 물동이에 담아 내와 가택 수색에서 일경의 눈을 피할 수 있었던 사연, 그와 함께 일본 헌병대를 피해 서울로 와서 싸구려 하숙집을 전전하던 이야기가 회상되어있다. 


예인의 행보

1952년 통영으로 온 이중섭과는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1953년 시집 '의상'출판 기념회에 초대되어 술잔을 기울이던 이중섭은 다음날 찾아와 "나는 돈이 없어 축하금을 낼 수 없어 그림으로 가져왔다" 하며 닭 한 마리가 꽃 한 송이를 물고 있고, 오른편에는 게와 꽃잎이 그려진 그림이었다. 당시 통영시장이던 김기섭 에게 부탁하여 그림을 팔아 주었다. 

수상은 1974년 노산 시조문학상, 통영시 문화상, 삼양문화상, 중앙시조대상,  수상거부는 육당 문학상, 문화훈장 보관장. 

2004년 10월 31일 향년 85세로 별세(부인은 10월 26일 별세함) 부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식음을 전폐하다 5일만에 죽음.


1945년 2월 삼천포에서 서울로 피신 하면서 청도의 이호우의 집에서 보름간 숨어 지냄.

시조시인 이영도가 윤이상의 사상 서적 숨긴 사연.

이영도 여사가 보낸 편지 내용 "창원 성주사로 꽃구경 가자' 라는 편지.


사향思鄕

눈을 가만 감으면 굽이 잦은 풀밭길이

개울물 돌돌돌 길섶으로 흘러가고

백양白楊숲 사립을 가린 초집들도 보이구요 


송아지 몰고오며 바라보던 진달래도

저녁 노을처럼 산을 둘러 퍼질 것을 

어마시 그리운 솜씨에 향그러운 꽃지짐!


어질고 고운 그들 멧남새도 캐어 오리

집집 끼니마다 봄을 씹고 사는 마을

감았던 그 눈을 뜨면 마음 도로 애젓하오.


봉선화

비오자 장독대 봉선화 반만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맘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누님이 편지 보며 하마울까 웃으실까

눈앞에 삼삼이는 고향집을 그리시고 

손톱에 꽃물 들이던 그날 생각하시리


양지에 마주 앉아 실로 찬찬 매어주던

하얀 손 가락 가락이 연붉은 그 손톱을 

지금은 꿈속에 본 듯 힘줄만이 서누나.


2015.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