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생활 속에서

통영판 세월호 사건

청풍헌 2015. 10. 19. 21:42



"통영 앞바다 레저 보트 침몰"

큼지막한 자막과 함께 레저 보트가 선수 꼭대기만 남기고 침몰한 장면을 TV뉴스에서 보았다. 전날 회사 동료가 욕지면 상노대도에 낚시 간다는 말에 혹시나 하고 전화를 하니 한명은 전화기가 꺼져있고 한명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 약간의 불길한 예감이 있지만 섬이 되어 전화가 터지지 않는가 하고 생각 했다. 다음날 저녁 갑자기 생각이 나 다시 전화해도 마찬가지다. 급히 고성에 있는 동료에게 전화를 하여 이런 불길한 생각이 든다며 혹시 연락이 있었는지 물어보니 30분 전 공중전화로 동료 부인의 전화번호를 물어보더란다. 다시 전화가 오기를 기다린다 했다. 혹시 연락 오면 전화해 달라 하고 해경에 신고나 구조된 사실이 있는지 아는사람편으로 확인하니 그런 사실이 없다는 말에 잊었다. 월요일 출근하니 두 명이 출근을 했다. 어떻게 된 것인가? 자초지종은 이러하다.

 

평소 친한 친구인 선장 겸 선주는 연휴를 맞아 의기투합 하여 상노대도로 12일 낚시 가가로 했다. 낚시 도구와 각종 먹을 것을 배에 싣고 10913시에 남포항을 떠났다. 고성 남포항을 빠져 나오면서 수중여에 충격을 받았다. 즉시 정지하여 엔진을 들어 올려 점검을 하니 스크류만 약간 데메지가 있을 뿐 운항에는 지장이 없다고 판단되어 노대도로 향했다. 고성 자란만을 빠져나와 이끼섬을 지나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속력이 나지 않고 물보라도 다르다고 판단되어 기관실을 점검하니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엔진을 정지하고 즉시 물을 퍼내는데 들어오는 물이 많아 서서히 배가 가라앉았다. 구명동의를 입고 구명환을 챙기고 최대한 균형을 맞추려고 애를 썼으나 결국 버티지 못하고 탈출했다. 탈출 직전에 119에 신고를 하니 해경으로 연결되어 지시를 받았다. 다섯 명이 구명환에 매달려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여러 생각이 들었단다. 그래 신고를 했으니 틀림없이 구조 될 거야. 다리를 움직이지 말고 최대한 체력을 비축 해야지 하면서 서로를 위로 했다. 멀리서 해경 구조선이 보였지만 보지 못했는지 즉시 오지 않았다. 좀 있으니 해경 구조선이 달려와 구조 되었다. 이 광경을 촬영하는 해경이 있었으며 조금 지나니 헬기가 떠 상공을 맴돌았다. 선수만 수면위에 떠있는 배를 예인하기 위하여 구난선을 불러 선주와 협의 후 예인을 시작했다. 일단 가오치 항으로 예인 예정인데 예인 도중에 예인선의 엔진이 망가져 다시 가라앉고 있어 해경 경비함으로 다시 예인을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가오치 항으로 예인 했다. 다음날(11) 크레인차가 예인하여 고성 수리소에 입고했다.

 

바다는 육지와 다르다. 겸손해야 하며 자연을 잘 다스려야 한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동료에게 배에서 탈출 할 때의 심정을 물어보니 에이! 올 여름 바닷물에 한 번도 들어가 보지 못했는데 결국 이렇게 들어가는구나 했단다. 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 사전 준비가 그 만큼 중요하다. 구명장비와 신호장비, 구명환 등등 반드시 확인하고 챙겨야 한다. 세월호는 남의 사고가 아니다. 나의 사고이며 언젠가 나에게도 닥칠 사고다. 이순신장군 해전로를 답사하기 위하여 자료 조사 중인데 더욱 세심한 계획이 필요하다. 또한 전문가도 필요하다. 요트와 인명구조, 레저1급을 땄지만 위험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낚시도, 레져도, 해전로도 좋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다. 사람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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