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지키기

성 명 서

청풍헌 2017. 6. 26. 23:26

성 명 서

최근 원문고개의 아파트 현장에서 원문성곽이 발견 되었습니다. 지역 향토사학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아파트 건설 허가를 내어주어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원문성곽이 발견 되었습니다. 개발업체에서는 문화재청의 지시로 원문성곽을 발굴하고 보고회를 가졌는데 비판적인 언론인을 차단하고 개발업자의 입맛에 맞는 전문위원들을 동원하여 원문성곽의 가치를 폄하 했습니다. 목장 성 같다느니, 왜 쌓았는지 모르겠다느니, 아파트를 짓고 나중에 통영시가 돈을 많이 벌어 30년 후 복원하라는 등 학자로써 양심도 없는 말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원문성은 통영(統營) 및 고성(固城)의 모든 고() 지도(地圖)에도 표현되어 있으며 조선왕조실록에도 그 중요성이 기록되어 있을 만큼 중요한 관방처(關防處) 입니다. 이러한 중요한 유적을 아파트를 짓기 위하여 허물어 버린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생각 합니다.


발굴된 원문성곽은 통영성의 외성(外城)으로 이곳만 막으면 통제영으로 들어올 수 없는 튼튼한 요새 역할을 했습니다. 오죽 했으면 암행어사도 마음대로 들어올 수 없는 곳이라 실록에 기록되어 있을 정도였습니다. 또한 통영사람들의 특별한 정서가 이곳 원문 고개에 담겨 있습니다. 원문고개만 넘어오면 고향에 온 느낌을 받곤 했습니다. 즉 원문은 고향을 의미했으며 이는 통제영 시절에도 원문과 통제영을 동일 시 했습니다. 원문성은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온 것은 아닙니다. 임진왜란을 겪고 관방의 중요한 위치인 이곳에 통제영을 열고, 수군이 출동을 나갈 때 통제영을 지킬 통영 성을 쌓았으며 외성(外城)격인 원문 성을 쌓고 개미새끼 한 마리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도록 튼튼한 방비를 했던 원문성곽입니다.

 

원문성곽을 쌓은 지 275년 만에 통영시민 앞으로 나타났습니다. 통제영 관방 중 유일하게 원형 보존된 원문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든 시민들이 잘 알겁니다. 통영은 통제영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입니다. 통영사람들의 자부심에는 통제영의 깊은 문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부심의 한 자락인 원문성곽이 발견된 것은 큰 축복입니다. 원문성곽은 꼭 보존해야 할 통영의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훌륭한 문화유산이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사라지려 하고 있습니다. 통영의 관문인 원문성곽은 꼭 보존해야 합니다. 통영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원형이 잘 보존된 원문성곽은 꼭 보존되어 우리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주어야 할 것입니다. 통영 시와 문화재청에 간곡히 호소합니다. 통영시민들의 간곡한 소망인 원문성곽의 보존을 요구 합니다.

 

어느 성곽전문가의 의견에 최근 통영에서 고지도와 문헌자료에서 확인되던 그 원문성의 실체가 드러났다. 근데 이렇게 300 년도 더 넘은 소중한 문화유산이 지하에 매몰되었다가 다시 드러났는데 이것이 경제논리에 매몰되어 현실과 타협해서 그나마 찾아 놓은 것조차 보존이 안 된다면 정말 우리의 21세기는 더 이상 기대할게 없다. 확인된 원문성은 전체를 보존지구로 지정하고 드러난 그 모습 그대로 남겨두고 다만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안내판 설치하고 관람동선을 설치하는 것이면 충분할 것이다. 훼손된 모습이면 어떤가? 그자체로 이미 역사인 것을! 더 이상 21세기형 성곽은 보고 싶지 않습니다! 이번 통영 원문성이 성곽문화재의 보존정비방향의 새로운 지침이 될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그리고 통영의 문화재 아니 우리 한민족의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시는 통영시민들께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이름만 한국의 나폴리가 아니고 이탈리아 나폴리처럼 로마시대 중세시대 축조된 구조물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역사의식과 철학을 뛰어넘는 한국의 통영이길 희망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 성곽전문가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동의를 넘어 존경하는 바입니다. 통영은 역사의 도시입니다. 그 역사의 한 축인 원문성곽이 사라져서야 되겠습니까? 역사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고 토목공사로 쌓을 수 없는 것입니다. 한번 사라진 문화는 영원히 되돌릴 수 없습니다. 역사 앞에 후손 앞에 죄인이 되지 않기 위하여 통영 원문성곽의 보존을 강력히 요구 합니다.


2017년 6월 28일 


통영길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