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이순신

난중일기 필사 114일~ 133일차

청풍헌 2017. 7. 2. 14:59

114일~115일차

아래 내용은 임진년 기록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9월 1일 사경초(새벽 1시 경)에 배를 출발시켜 몰운대에 도착하니, 경상 우수사가 먼저 그가 거느린 여러장수들을 데리고 다대포 앞바다로 돌아왔다. 우수사 이억기, 경상우수사 원균과 함께 약속하고 절영도 남쪽 바다에 이르러 부산을 바라보니, 좌우 산 기슭에 적선이 무수히 줄지어 정박했은 뿐 아니라, 좌우의 산중턱과 성안에 새로 지은 초가와 흙으로 쌓은 담장이 가득이 이어져 있기에 신臣 등은 우룬을 참지 못했습니다. 여러 장수들을 주창하여 이끌고 선봉이 되어 달려 들어와서 본도의 우수사와 경상 수사와 함께 말하기를 " 신의 뒤를 이어 서로 번갈아 출입 하면서 연거푸 천자. 지자의 각종 총통을 쏘아 왜적선 50여 척을 쳐부수었는데, 그 때 날이 막 어두워졌다." 고 하였습니다. 


116일~118일차

아래 내용은 미상의 수신자에게 보낸 편지들이다. (편집자 주)

더위가 극심한데 삼가 살피지 못하였지만 체후가 어떠 하신지요. 전에 앓던 학질과 이질이 지금은 어떠하십니까? 밤낮으로 엎드려 사모하는 마음 간절 합니다. 가문이 너무 심하고 강의 여울도 매우 얕아져서 적의 형세를 돕거늘, 천지신명은 도와주지 않으시어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분함을 머금고서도 말을 못하니 노한 간담이 찢어지는 듯 합니다. 저번에 하문을 받았으나 탄환 맞은 자리의 통증 때문에 바로 나아가 배알하지 못했으니 죄송할 따름입니다. 지난번 후퇴하여 돌아온 뒤 바로 다시 병사를 징발 하였지만 민심이 이미 무너졌기에 세력을 모으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더위가 혹심한데 삼가 살피지 못하였지만 체후가 어떠하신지요. 전에 앓던 학질과 이질이 지금은 어떠하십니까 걱정이 과도하니 그 병환의 공통을 어찌 말로 다 하겠습니까. 밤낮으로 그리워함에 저의 마음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저번에 하문을 받았으나 탄환맞은 자리의 통증 때문에 바로 나아가 배알하지 못하고 지금에 이르러 죄송할 따름입니다. 다만 이제 도내의 민심을 살펴보면 지난번 군사를 되돌린 뒤로 군대사정은 더욱 궤란하여 바로 징집의 명령을 내려도 모두 달아나 벗어날 계획을 생각하므로 혹 의병을 들어오게 했습니다.


119일~133일차

적을 초멸한 일

전에 선전관 조명이 유지와 서장을 가져 왔기에 신을 소속 수군을 거느리고 경상우수사 원균이 거느린 전선 3척을 함께 거느리고 옥포 등지에서 40여 척을 분멸한 것을 이미 보고 하였습니다.

지난 5월 27일에 도착한 경상우수사 원균의 공문에 "적들이 수륙으로 침범하여 우도의 여러 읍은 이미 적들의 늪이 되었고 곤양, 사천도 모두 함락되어 패했다." 고 하였습니다. 신의 소속 수군의 여러 장수들을 한편으로 불러 모으고, 한편으로는 본도 우수사에게 공문을 보내어 우도는 수로가 멀고 바람의 순역을 에측하기 어려워 그 기한을 늦추었습니다. 6월 초 3일에 신이 본영 앞바다에 가서 적에게 나아가기를 모여서 약속 하였기에 이미 다시 머물게 되어 본도 우수사가 모임을 기약하기를 기다립니다. 일의 형세가 지체되어 동월 29일 새벽에 다만 신의 소속 수군을 거느리고 곤양과 남해땅 노량으로 달려갔는데 경상우수사 원균이 신의수군을 바라보고 전선 3척을 거느리고 왔습니다. 원균은 패군이 떠난 뒤에 군사 없는 장수가 되어 별로 지휘할 일이 없습니다. 동일 오시쯤에 적선 1척이 곤양땅 태포에서 민가에 난을 일으켜 분탕하고 수색 하다가 우리수군을 바라보고 달아나 피하기에 여러 배들이 동시에 쫓았습니다.


저번에 하문을 받았으나 탄환 맞은 자리의 통증 때문에 바로 나이가 배알하지 못했으니 평소에도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요즘 도내의 민심을 살펴보면, 지난번에 군사를 후퇴시킨 뒤로 군대의 사정은 더욱 무너져 고통을 근심하며 원망하니 바로 군사를 징발하는 명령을 내릴지라도 모두 달아나 벗어날 계획을 생각할 것입니다. 이와 같음이 있으니 어떻게 통제할 수 있겠습니까? 어리석고 망령된 생각으로 차라리 우선 군사를 출전시킬 기한을 늦추고 한번이라도 휴가를 얻게 해 준다면 인심은 필히 이 지경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입니다. 저 역시 정예한 수군과 잡색군 중에 지원한 자를 모집하여 이들에게 힘을 기르도록 휴가를 가게 하였고 8월 초에는 모두 거느려 사또앞에 달려가 지휘를 받으며 죽음으로써 결전 하고자 합니다. 군량과 군기가 경상도에서 재차 임전 했을 때 거의 다 되었으므로 또한 운용하기 어려운 걱정이 생겼습니다. 사또께서 미리 헤아려 명을 내리시기를 삼가 바랍니다. 이제 사또께서 출정하는 날 전쟁에 나아가 국가의 수욕을 참지 못하고 다시 군사를 일으켜 나라의 치욕을 싯고자 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급급한 일에 무릇 혈기가 있는 자는 시력을 다 하고자 않음이 없건만, 인정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어찌하겠습니까. 그렇지만 대장의 명령은 오히려 신중하여 가볍게 내려선 안될 것이니, 일이 비록 뒤에 것을 생략할 만큼 급속히 해야 할 것일지라도 인정과 형세를 살피고 처리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믄안편지를 잘 받았습니다. 체후가 편안하심을 알게되어 매우 기쁨니다. 분부하여 부레출을 내려 주십시요. 변란이 일어난 뒤로 관례로 보내던 고을에서 일체 바치지 않고, 다만 30장만 올려 보냈으니 매우 부끄럽습니다.


혹독한 폭염이 요즘 더욱 심한데 사가 살피지 못하였지만 체후가 어떠하신지요. 엎드려 사모할 따름 입니다. 전날에 앓던 학질이 지금은 어떠하십니까.두 번이나 편지를 받았습니다만 탄환을 맞은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 바로 나아가 배알하지 못하고 답장도 보내지 못했으니 사죄할 따름 입니다. 다만 인심이 무너져 흩어진 것이 이때와 같은 적이 없었습니다.


혹독한 더위에 삼가 실피지 못하였지만 체후가 어떠하신지요. 삼가 사무하는 마음이 간절 합니다. 전날에 앓던 학질과 이질이 지금은 어떠하십니까. 가뭄과 더위가 이토록 심하여 강여울도 매우 앝아져서 더욱 적을 돕게 되었으니 마침내 악독한 왜적이 이동하여 침범하는 것은 촛불이 옮겨 부튼 것과 같아 분함이 골수에 사무칩니다. 천신이 우리를 돕지 않으시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분함이 통곡하고 노한 간담이 찧어지는것 같습니다. 지난 달 두 번이나 하문을 받고 곧바로 나이가 뵈려고 하였으나 탄환을 맞은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고 억지로라도 적을 몰아 달려 가려고 하면 증세가 헐어 뭉그러지려고 하여 주저 하다가 여기 이르렀으니 죄송할 따름입니다. 또 인심이 이미 무너져 세력을 모으기 어려을 것 같으니 어떻게 통제할 수 있겠습니까. 비록 혹 징집을 응하는 자가 있다할지라도 혼자서 나이갈 수 없는 일입니다. 분함과 부끄러움을 참을 수 없고 득실과 성패가 서로 이와같이 멀기만 하니 경계하지 않은 수 있겠습니까. 다시 군사를 이르켜 국가의 치욕을 씻는 것이 지금의 급급한 일이지만 오히려 신중하여 경솔하게 싸워서는 안될 것입니다. 형세를 살펴보니 고통을 근심하여 돗해를 원망하고 있습니다. 

 

가뭄과 더위가 너무 혹독한데 살피지 못하였지만 체후가 어떠하신지요. 전날에 앓던 이질이 지금은 어떠하신지요. 삼가 사모하는 마음 간절하여 저의 마음을 감당치 못하겠습니다. 제가 곧바로 나아가 문후를 드리고자 했으니 지난번 교전할 때 격분하여 몸을 보호하지 않고 먼저 시석에 올라서 탄환을 맞은상처가 매우 심합니다. 비록 죽을 만큼 다치지는 않았진만 어깨 앞 움푹한 곳의 큰 뼈를 깊이 다쳐 고름이 오래 흘러 아직도 옷을 입지 못하고 온갖 약으로 치료해도 아직 차도가 없으며 또한 활 시위를 당길 수 없으니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나라를 위해 힘쓰는 일이 이제 급급하지만 몸의 병이 이렇게 되었으니 북쪽을 바라보며 길게 통곡하면 오직 스스로 눈불을 드리울 뿐입니다. 군대를 움직일 시기를 어느날로 정하셨는지요? 요즘 이 도의 민심을 보니 

연해 지방에 징병 한다는 기별을 듣기만 하면 모두 달아날 계책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혹 말하는 자가 있다면 "물길을 따라가서 적을 토벌하고 옮겨가며 싸워 깊이 들어가면 되돌아올 기약을 하기 어렵다." 고 하고, 또 "경상도와 입접한 땅에서 남김없이 징발 한다면 이는 곧 이 도를 왜적에게 넘겨주는 것이니, 수비하는 사람은 부모처자가 없게되고 다시는 서로 만날 수 없을 것이다." 라고 합니다. 인심이 이와 같으니 어떻게 통제하여 회합할 수 있겠습니까. 順川府使, 發差極力聚之, 而應應赴者甚罕云. 不勝痛憤痛憤. 各浦之報, 連絡亦如是, 不如姑緩寬其期限, 徐以義理, 曉而聚之也. 순천부사가 힘을 다하여 사람을 취합해 보았지만 호응하여 나온 사람은 매우 드물다고 하니, 통분한 마음을 참을 수 없습니다. 각 포구의 보고 내용도 이어짐이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니 그 군대를 동원할 기한을 늦추고 서서히 의리로서 깨우치어 취합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