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통영 소식

통영각양사례(스크랩)

청풍헌 2011. 12. 2. 19:56

통제영 시절 군사 실무 수첩 최초 공개"탁연 장군 15대손 탁봉현씨, '統營各樣事例' 충렬사 기증…"보물 잘 보존해라" 충렬사 30년 집사 아버지 유언 봉행
수조홀기, 뚝제홀기, 사또 부임 등 절차와 형식, 체벌곤장 척수까지 기록…통영연구의 새지평

김영화 기자  |  hannews@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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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2.02  11: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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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봉현씨(사진 오른쪽)가 선대의 유물인 '통영각양사례'를 충렬사에 기증했다.
   
 

조선 삼도수군통제영의 본영이었던 통영에서 그 당시 사용됐던 군사 실무 수첩 '統營各樣事例'(통영각양사례)가 최초로 공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1894년과 1895년 통영지, 영지 내용과도 일치함은 물론 기존 사료들에서 볼 수 없는 실무 규칙과 체벌의 기준이 되는 곤장 척수까지 상세히 기록, 통영 연구의 새로운 지표가 될 전망이다.
 
통제영의 필사본 실무수첩으로 판단되는 이 유물은 가로 8㎝× 세로 22.3㎝ 크기로 '統營各樣事例'(통영각양사례)라고 표기된 표지를 포함 앞·뒤각 42면 병풍식으로 구성돼 있다.
 
쉽게 풀이하자면 통제영 당시 통영에서 통제사 휘하 막료들이 사용하던 군사 행정실무 편람으로 삼도수군통제영 군점과 수조 홀기를 비롯 뚝소 홀기, 통제사나 사또 부임 시 환영식, 정사조열 관계, 왕실 기념일, 진상품 목록, 체벌기준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이는 1894년 이른바 갑오개혁시 새로운 군제개편에 따른 통제영 폐영을 앞두고 의정부가 발간한 통영지와 이듬해인 1895년 폐영된 그 해 보충 발간된 영지 내용과도 많은 부분이 일치, 그 당시 통영의 사정을 객관적으로 증명해 내고 있다.
 
나아가 통영지나 영지에 기록돼 있지 않은 통영의 현황과 군대 모습, 그리고 다양한 실무 내용 등이 상세히 기록, 현재 10년이 넘게 진행 중인 통제영 복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통영의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유영'(柳營)이 수첩 뒷면 표지에 사용, 또 하나의 역사적 사실마저 증명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도대도독유영문 각양사례 수륙노결 신요람'이라는 이 뒷면 표지에 따르면 삼도대도독인 통제사가 있는 유영문(통영)의 각종 의례양식 사례이자 바다와 육지 모두에 해당하는 신요람이라는 뜻이다.
 
이 자료는 1592년 임진왜란 통영시 산양읍 당포해전를 승리로 이끈 의병장 탁연(卓鍊 1572-1631)장군의 15대손 탁봉현(44)씨가 충렬사에 기증,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이는 충렬사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춘추제례는 물론 탄신제와 기신제를 지난 30여 년간 이끌던 아버지 탁기홍(2010년 작고) 충렬사 집사의 "집안의 보물 잘 보존해라"는 유언을 아들 봉현씨가 실천한 것이다.
 
신아sb 노조부지회장을 지낸 회사일과 조상 숭배에 앞장서고 있는 아들 봉현씨 역시 현재 아버지의 대를 이어 충렬사 집사로 활동하고 있다.
 
탁봉현씨는 "선무원종신공신인 탁연 장군의 15대 후손으로 자부심을 가지라고 아버님이 생전에 늘 강조하셨다. 그리고 '통제영 시절 군사수첩으로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귀한 책이니 잘 보관하라'는 아버님의 유지를 따라 통영의 자산을 충렬사에 되돌려 주는 것이 옳다고 판단,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단법인 통영 충렬사 박형균 이사장(통영사연구회장)은 "귀한 자료를 기증받게 돼 무척 기쁘다. 현재 1차적으로 번역 작업과 학술적 연구도 병행할 계획이다. 통제영 복원과 통영 정체성 연구에 한 몫을 할 자료임에는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통제영 복원의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도 아주 귀중한 자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