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185회 토요 걷기(에럼바우길)

청풍헌 2023. 12. 13. 20:27

185회 토요 걷기(에럼바우길)

우리 땅 걷기 신정일 선생은 당포의 장군봉을 특별히 사랑한다. 장군봉에서 바라본 다도해의 절경과 철마다 피어나는 꽃들을 사랑한다. 통영만 오면 반드시 방문하는 코스다. 장군봉 정상에는 국가민속문화유산인 통영 삼덕리 마을제당인 장군당과 산신당이 있다.

에럼바우길은 장군봉-문망-문개고개-구당포성-에럼바우-소두방바우-원항-당포로 이어지는 길이다. 내가 이 길을 사랑하는 이유는 외부의 손을 전혀 타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다. 또한 약간 위험하면서 스릴을 느낄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장군봉에서 문망으로 가는 바윗길은 아슬아슬하게 바위를 타고 지나간다. 바위는 자연 풍화로 인하여 바위굴이 생겼다. 바위굴 안에서 핀 풀은 잎이 말라 우담바라 같았다. 부처님의 몸에서 피어난다는 전설의 꽃이다.

문망을 지나 문개고개에서 휴식은 취하고 구당포성으로 향했다. 구당포성은 성곽의 윤곽이 뚜렷이 남아있다. 독수리 바위에서 2차 휴식 후 에럼바우길로 내려갔다. 군 초소가 있는 에럼바우는 내려갈 수 없다. 소두방 바위로 내려갔다. 마침 물이 많이 빠져 고동을 잡느라 삼매경에 빠졌다. 우리는 해식애가 잘 발달한 바위굴에서 바위를 들어 올리는 퍼포먼스를 했다. 많은 쓰레기를 수거하여 봉지에 채우고 나왔다.

에럼바우길은 2017년부터 매해 걸었다. 올해는 유난히 멀어 보였다. 사람은 그대로인데 나이가 드나 보다. 이 코스도 두 코스로 나누어 걸어야겠다. 당포성-장군봉을 묶고 문개고개-에럼바우-원항을 묶어야겠다.

수년 전 이 길을 산책로로 개발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대로다. 그냥 그대로 두었으면 한다. 현지인만 아는 몇 안 되는 좋은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