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가족 이야기

파도소리,매미소리,풀벌레 소리와 함께한 아날로그로 살아보기

청풍헌 2013. 8. 26. 21:27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한달간의 가뭄으로 온 대지가 메말라가는 이때 반가운 비가 온다.

토요일 가족행사를 날 잡아 놓고 비가 내리니 내심 걱정도 되고

한편으로 오히려 비오면 더 추억이 많이 생길거라는 주문을 외어본다.

 

 

휴대폰을 다 주세요!

오늘 우리는 여기서 가족 모임을 하게 되었는데

귓가에서 들리는 파도소리와 매미소리 각종 풀벌레 소리에 귀 기울여보고

가족의 소중함과 자연을 흠뻑 느끼고자 여기를 찾았다.

 

▲ 회수한 휴대전화기

 

 

장모님의 팔순이 다가왔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신지 어언 16년이나 지났다.

그동안 어린 조카들은 성인이 되어 큰녀석들은  취업을 하여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고

이제 해룡이만 장가 보내면 걱정이 없겠는데...

 

나도 회사에 올해가 마지막이라 망치펜션을 신청했다.

8월 24일 날을 받고 문자를 보내고 아내와 준비를 했다.

오랫만에 모이는 가족 나들이라 그것도 1박2일

다들 바쁘게 살아가는데 과연 다 올 수 있을까 내심 걱정 되었다.

 

▲우리는 한가족

 

걱정과는 다르게 다들 참여 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왔다.

서로 시간 약속을 하고 망치로 향했다.

망치로 가는 길은 황제의 길이라 이름이 붙은 동부에서 구조라로 넘어가는 길이다.

고개마루에서 보는 풍경은 과연 황제가 반할 정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내려가는 내내 각종 시를 돌에 새겨 놓았다.

벗나무가 터널을 이루어 나무 숲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나는 아름다운 길이다.

望峙!(바랄망,산우뚝할치)

모 티비 프로그램에 "**에는 망치리도 있다"라는 취재를 했을만큼 지명이 톡특한 곳이다.

 

가져간 자연산 회를 먹고 좀 쉬었다 밖으로 나왔다.

아래의 바닷가로 내려갔다.

개인 해수욕장 같은 파도가 제법 일고있는 몽돌밭은 천혜의 해수욕장이다.

해물라면 끊여 먹는다고 따개비.굴.고동,보말 등을 따서 올라왔다.

 

 

▲바다로 내려가는 계단은 거의 직벽 수준이다. 

 

▲모래밭에서 뭘 만드는지??? 

▲윤돌섬이 바라 보이는 곳에서 해산물을 따고있다. 

▲무슨 상념에 젖었는지? 

 

 

밖에는 아직 비가온다.

파라솔을 펴고 불을 지피우고 밖으로 나왔다.

태안에서 산 광어구이를 해 먹었다.

이외로 반응이 좋았다.

다들 맛있게 먹어주니 그로서 만족한다.

 

 

 생선을 구우면서 해룡이를 주방장으로 임명하고 각종 상황극을 하면서 즐겁게 보냈다.

생선이 익지 않았다며 반품을 하면 이모! 왠만한건 그냥 먹어도 된다느니

저 이모는 질이 않좋다느니 등등 하하호호 작은 농담에도 서로 호응하고 즐겼다.

 

 

 술이 몇 순배 돌아가고 흥이나면 가무歌舞(노래와 춤)가 필요한것!

오늘은 철저히 아날로그 생활이므로 노래도 반주없이 생음악으로 한다하니 맙소사!

그래서 내가 스타트를 끊었다.

서투른 솜씨지만 트롯트 뽕짝 "누이"를 불렀다.

 

 

 장모님이 멋드러지게 한곡 뽑으니 앵콜이 쏫아져 연속 두곡을 불렀다.

너무나 신난 나머지 서로 어깨를 잡고 기차놀이를 하며 온 마당을 다니며 즐겼다.

비가 와도 좋았다.

토닥토닥 빗소리와 파도소리 맛있는 음식과 사랑스런 자식들이 있고 장모님이 건강하니 이보다 더 즐거운게 어디에 있으랴?

 

 

 부산의 손위동서 형님도 멋드러지게 한곡 뽑았다!.

젓가락 장단에 노래 부르기는 오랬만이라며 즐거워 하셨다.

대천에서 일하는 작은 동서도 한곡 빠질소냐!

 

 

 부산사는 손위동서 형님은 같은 세대라  많은 면에서 뜻이 통한다.

바쁘게 살아가는 부산 생활에 틈틈히 처갓집 챙기는 것은 참으로 본 받을 만하다.

작은동서나 나나 마음은 있으나 여러 형편이 부족하여 항상 미안하고 고맙다.

 

 

 아하!

조카들은 현대의 디지탈에 점령되어 노래를 끝까지 부를 줄 모른단다.

보고 부르는 습관이 들어 디지털의 노예화가 되었다.

휴대폰을 먼저 회수하고보니 처음에는 당황하더니 곧잘 적응했다.

서로 대화도 하고 관심사항도 물어보고 조언도 하고 참 보기 좋았다.

 

 

집에서 출발하면서  차편이 부족하여 뒷자석에 4명을 태웠다.

내 궁둥이가 크니 니 궁둥이가 크니 하여 그럼 오늘 궁둥이 크기를 재어 시상을 하자고 했다.

예외없이 재어본 결과 제일 큰 궁둥이는 정승은,제일 작은 궁둥이는 이군자.

시상은 통영 기념 손수건으로 했다.

▲하하 호호 까르르 웃고있는 처제내 가족들(고2,처제,직장인,대1) 

▲오늘의 주방장이 불을 피우고있다. 

▲마당에서 소사나무를 감상중... 

▲맛있는 고기가 굽히는 동안 웃음이 찾아오고 

▲늦게 대천에서 달려온 동서가 반가워... 

▲비가 축축히 내리는 아름다운 밤. 

▲젓가락 장단에 멋지게 한곡을!!!!!!!!!!! 

▲베트콩 처형도! 

▲신나는 노래소리에 그냥 있을 수 있나? 

▲모두모여 기차놀이에 빠졌다. 

▲리얼한 표정들... 

▲엉덩이 크기에서 1등한 정승은

 

 

방으로 자리를 옮겨 신나게 놀았다.

처제는 사람이 그리웠는지 사랑이 그리웠는지 조카를 잡고 격론 중이다.

내일 아침에는 까맣게 잊어버릴 무의미한 토론을...

(실제 아침에 물어보니 어제 저녁에 무슨 이야기 했는지 전혀 기억이 없다고 함)

▲정승현.멋진 사나이 

▲김현목.차칸남자 

▲예쁜 정민지 

 

▲마이크 잡으면 2시간은 거뜬 하다는 장모님의 노래솜씨는 수준급 이었다.

 

어제 너무나 재미있게 놀다가 넘어지며 선풍기를 망가트렸다.

다리가 풀려서 넘어 졌다나?

고현으로 가서 선풍기 한대를 사오니 짐을 다 챙기고 청소까지 끝내 있었다

 

 

가족 사진을 찍었다.

우리는 한가족 ! 구호를 외치고 모두 모여 시진을 찍었다.

이렇게 1박 2일 동안 처가 식구들이 같이 보낸 건 처음이다.

그래도 귀중한 시간을 내었는데 기념촬영이 없어서야 될까 싶어 사진을 찍었다.

 

 

이런 시간을 자주 갖자고 한다.

언제 또 올지 모른다.

부산으로 대천으로 통영으로 뿔뿔이 헤어졌다. 

▲가족 단체 사진

▲처형네 가족

▲처제네 가족

▲우리 가족

▲처남과 장모님

 

 

해금강 우제봉을 올랐다.

올랐다기 보다 그냥 걸었다(약 2km)

바다의 금강산 이라는 해금강은 우리나라 명승 2호다.

 

 

해금강 우제봉 숲속에는 가을이 왔다.

가을!

간절한 기다림의 가을이다.

적조다 폭염이다 하여 올해는 너무 더웠다.

▲우제봉을 오르며

▲해금강 우제봉에  날아든 가을!

▲해금강

▲해금강 뷰 포인트에서

 

 

행사를 마치며

다들 재미있게 놀아주어 고맙고

맛있게 먹어주어 고맙고

모두 와주어서 고마웠다.

가끔씩은 아나로그로 살아 볼 필요는 있다.

 

2013.8.25. 망치 펜션에서 백세청풍 김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