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통영섬 이야기

春來不似春 남녘에서 전하는 봄소식

청풍헌 2014. 2. 8. 22:50

춘래불사춘

한파다! 온통 꽁꽁 얼어 붙었다. 봄은 왔건만 봄같이 않다는 것! 집에만 딩굴어 온몸에 좀이 쑤신다. 그래 나가자 보무도 당당하게 씩씩하게 나서자.

연화도를 가보지 못하여 연화도 일주하기 위하여 알아보니 9시 30분에 배가 있어 시간 맞추어 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갔다.

터미널에 가니 평일이라 한산 했는데 9시 30분 배가 없다.11시에 있다고 한다. 배 한척이 검사 때문에 시간이 조정 되었다고 했다.

순간 그러면 꿩대신 닭이라고 한산도 추봉도를 탐방 하고자 한산도 배를 타고 출발했다.

 

작년 토요걷기에 한산도 망산을 탐방 했는데 갯벌 축제에 참가 하느라 중간 소고포로 하산했다. 차 부대표는 추봉도 **길을 답사했고 나는 조개 파느라 ...

버스를 타고 추봉도 끝까지 가서 꺼꾸로 답사하여 올려고 마음 먹었다. 추봉도는 한산도 본섬과 연도교로 연결되어 있다.

진두에서 버스를 갈아 타고 추봉도 곡룡포에 하차했다. 날씨가 매우 춥다. 가져간 내의를 꺼내입고 어슬렁 어슬렁 답사에 나섰다.

 

춥지만 그래도 밖으로 나오니 한결 나았다. 방파제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이 밤을 지샌 텐트가 몇 동 있었고 고기를 좀 잡았는지 물어보니 별로 못잡았다고 한다.

동네를 휘둘러 마을의 옛길을 타고 오르니 길가에는 매화가 꽃망울을 달고 추위에 떨고 있었다.

위로 오르니 곡룡포의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건너편은 거제 쌍근에서 출발하는 앙김이길이 아스라이 보이고 손앞에 있다.

 

고개 마루에서 버스에 같이 타고 왔던 어른을 만났다. 본인은 한산도 여차마을에 있으며 산소에 왔다고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기 끝에 어느날 신문을 보았는데 백두대간이 있어 바로 이것이다! 하고 백두대간길을  주로 국립공원쪽에 만 답사를 했다고 한다.

지리산은 7번 덕유산도 수차례 속리산 등등 여러 국립공원길을 다니셨다. 그것도 혼자서... 대단한 어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고개를 넘어 오는데

길가 양지바른 곳에는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피는 거제 춘당매는 이미 꽃잎을 흩날리고 있다는 방송이 나왔으며 지리산 자락에는 산청의 유명한 삼매인 정당매, 원정매, 남명매가 생각난다.

이곳 한산도 곡룡포에도 춘당매 못지않게 꽃망울을 활짝 터트렸다.  봄을 알리는 화신인 매화. 온갖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고 꽃대를 올리고 있었다.

꽃은 나무의 생체시계에 의하여 핀다고 한다. 인간의 잣대가 아닌 나무의 잣대로 봐야 할 것이다. 일찍피네 늦게피네 할 처지가 아니다.

식물이나 동물은 다 때가 되면 그 가치를 한다.

 

고개에서 망산으로 오르는 들머리가 있다. 이곳은 국립공원 지역으로 식생이 잘 보호되고 있었다. 죽은 소나무는 새들의 집으로 변하고 또 어느 순간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다.  망산으로 오르는 길은 매우 가팔랐다. 그래봤자 256m 이니 한번에 치고 올라갔다. 정상이라 짐작되는 곳에 가니 독수리가 여러마리 날아 올랐다.

정상에서 놀다가 불청객이 나타나니 놀라서 푸드덕 날아갔다. 날개가 엄청 큰 독수리인데 혹시 나를 채가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약간의 두려움이 들었다.

 

정상의 조망은 기막히다.  곡용포의 멋드러진 만이 게의 집게다리 처럼 입을 벌리고 있으며  진뱀이섬인 장사도는 옆으로 삐딱하게 드러 누웠다. 뒷쪽으로는 대매물도와 소매물도 이스라이 보이며 앞에는 죽도가 손안에 잡히고 용초도가 한산도와 지척지간으로 보였다. 좀더 돌아보면 추봉도의 동반령이 그림같이 보이고 예곡마을과 추원마을이 아름답게 조망되며 멀리 시내도 조망된다. 시계가 더 좋았으면 대마도 까지 훤히 보이는 기막힌 조망대이다.

 

이곳이 대마도에서 침입하는 적들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망대로 거제 가라산 봉수대, 한산도 망산 봉수대, 미륵산 봉수대와 긴밀히 연락한 최전방 전초기지였다. 산정에는 돌탑이 여러기가 있으며 그 꼭대기에는 마삭이 잘 어우러져 반짝 반짝 빛나고 있었다.

이곳을 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왜일까? 한참을 머물렀다.

 

하산하는 길은 참 짧았다. 내가 서울을 걸어서 23일간 갔지만 버스를 타고 올때는 4시간 30분이 걸렸을때와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학교터를 지나 예곡마을과 포로수용소터를 보았다.

그러나 현판에는 아무것도 없다.  현판이 낧아 코팅이 벗겨져 아무 글씨도 안 보인다. 지난번 삼덕리 마을 제당 현판과 똑 같았다.

거제에는 포로 수용소를 특화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이곳 추봉도에는 많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

오히려 용초도에 보다 훨씬 더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런데 작은 몽돌로 쌓아 올린 동그란 구조물은 무었인지 궁금했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위에 1976년 8월 10일 준공 이란 글씨가 시멘트에 세겨져 있다. 이게 무었일까? 궁금하다.

 

일전에 구입한 한산면지에는 추봉도 포로수용소에 대하여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추원과 예곡마을에 포로 수용소 막사를 짓고 두 마을의 경계인 동반령에는 관리본부를 짓고 국기 계양대를 만들어 유엔기와 미국기, 한국기를 달았다고 한다.

즉 원형 구조물이 국기 계양대였다. 계양대 양쪽 입구에는 해태상을 세워 위엄을 보였다고 한다.

지금은 풀이 우거져 내려갈 수 없고 짐작만 할 뿐...

길 건너편에도 밭 언덕에도 시멘트 구조물이 돌담과 같이 쌓여 있으며 간혹 몽돌로 예쁘게 치장된 구조물도 있다.

 

멧돼지의 습격에 대비해 온통 밭에 그물을 둘러쌓았다.

수용소 흔적을 빠져 나오는데 형님에게 전화가 왔다. 아버지께서 전화를 두번 했는데 전화를 걸어보니 받지 않는다고 하며 

어머니에게 걸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혹시 무슨 일이 생기건 아닌지 했다. 그러고 보니 나에게도 전화가 두번이나 왔었었다.

조금 울리다 전화기를 꺼내니 꺼져버려 가끔씩 그런 일이 있어 대수롭게 생각했다.

전화를 하니 두분 다 받지 않았다. 아내에게 전화하여 가보라고 하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지금 빨리 이 섬을 빠져 나가야 하는데...

버스를 타고 한산 본섬의 진두로 나오는 길에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아버지는 병원 가시고 어머니는 부엌에 계셔 전화를 못 받았다고 했다.

휴!! 다행이다. 어른들이 나이가 많으니 언제 무슨일이 생길지 몰라 걱정이다.

 

버스를 갈아타고 제승당으로 나왔는데 역시나 배시간이 약 1시간 30분 남았다. 제승당을 보고오면 늦을것 같아 입구만 둘러 보았다.

입구의 삼문에는 한산문이란 현판이 있으며 막새기와를 유심히 살폈다.

그런데 각 건물마다 암막새 수막새 망와의 문양이 다르다. 각 건물의 건축 연도가 틀려서 그런지 좀 아쉽다.

 

갑작스런 전화 때문에 답사가 중단 되었지만 그런대로 성과가 있었다.

남도에는 벌써 봄을 알리는 꽃의 화신이 봄바람을 타고 북으로 북으로 올라 가고있다.

 

2014.2.5  추봉도에서 백세청풍 김용재

 

▲남도의 봄소식

▲추봉도 곡룡포 마을

▲방파제에서 말리고 있는 해초

▲낚시꾼의 텐트

▲한산도 땅끝마을이라고?

▲이 도구는 자망 그물을 다듬는 기구인가?

▲꽃망울을 달고있는 매화

▲청매화 꽃망울

▲한산도 여차 마을의 어르신(76) 백두대간길을 혼자서 답사 하신다고...

▲양지바른 곳에는 매화가 피었다.

▲남도의 봄소식

▲망산 안내판

▲자연에서 나서 자연으로 돌아간다

▲남해안별신굿으로 유명한 죽도마을

▲예곡 망산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

▲정상에는 수마리의 독수리가

▲독수리의 비행

▲곡룡포의 집게발

▲장사도와 대매물도 소매물도등등

▲추원과 예곡의 경계선인 동반령

▲용초도

▲멀리 통영시내가 보인다

▲정상에서 인증샷

▲정상에서의 돌무지와 마삭줄

▲폐교된 학교

▲예곡마을 전경

▲동백

▲송신소 옆의 포로 수용소 흔적

▲국기 계양대의 흔적

▲포로 수용소 유적을 알리는 현판

▲코팅지가 날라가고 희미한 흔적만...

▲건너편 밭둑에서

▲계양대 구조물을 당겨본다.

▲밭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1976년8월 10일 준공이란 글씨가?

▲도대체 이것이 무었일까? 1976년도 준공이라면 당산인가???(국기 계양대라고 한다)

▲정교하게 쌓아 놓았다

▲길 건너편에도 유적이

▲다시 바라본 현판

▲뽑히고 누워있는 현판

▲추원마을

▲추봉 보건소와 교회

 

▲암막세와 수막세 

 ▲망와 문양 

▲각기 다른 망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