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가족 이야기

초월

청풍헌 2014. 2. 14. 17:39

 

눈앞이 깜깜하여 정신을 놓으면 죽는다 생각하고 머리를 흔들었다.

일순간 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 이것이 죽음이라는 것이구나.

그것은 평화였다.

 

한편으로 살만큼 살았는데 정신줄을 놓지 않으려고 머리를 흔들고 애를 쓴것이 부끄럽다.

무슨 욕심이 나서 그랬을까?

그냥 그대로 갔으면 좋으련만...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졌다.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오던중 어지러워 어머니를 만나 동네 병원에 가 앉았는데

앞이 보이지 않으며 넘어갔다.

응급처치로 겨우 위기를 넘기고 안정을 취했다.

평소 고혈압 약을 드시고 계셨는데 어떠한 이유로 혈압이 갑자기 떨어져 40~60으로 내려갔다.

 

 

이번 설에도 여러 이야기를 하셨다.

내가 나이(91)가 많으니 언제 어떤 일이 올 지 알 수 없다.

혹시  어려운 일이 생기면 이 집을 팔아서 쓰도록 해라.

몇일 전에도 집에서 어지러워 겨우 겨우 정신을 차렸다고 했다.

 

인간은 나이가 들면 모든 기능이 저하된다.

정상적이던 기능도 외부 환경에 의하여 변화한다.

더군다나 기능이 노화된 상태라면 더욱 위험하다.

하지만 그것은 자연적인 현상이다.

자연적인 현상으로 받아 들어야 한다.

가고 오는것은 자연의 이치다.

 

2014.2.13 새통영병원에서 김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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