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가족 이야기

고모님의 추억

청풍헌 2011. 8. 16. 21:39

 

나에게 고모님이 세분 계셨는데

두분은 오래전에 돌아가시고 유일하게 살아 계시는 고모님이 있다.

김경아(97세)

(이름이 너무 이쁘지 않나요?)

가조도 신전 마을에 계시는데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도선을 타고 들어가야 함으로 명절때 어쩌다가 인사를 가곤 했는데 지금은 자주 뵙곤 한다.

 

그 고모님의 추억을 듣고자 한다.

 

스무살에 시집을 갈려고 선을 보고 짐을 다 보냈는데

오른손 엄지 손가락에 종기가 나서 대패날로 째서 자가 치료를 했으나

그때 바람이 들어 갔는지 뼈가 아파서 통영 고성으로 가도 낫지 않아

오빠(큰아버지)가 있는 일본 대판으로 가기로 하고  연락선을 타고

일본으로 갔는데 오빠가 마중을 나오지 않아 지서에 가서 이야기 하여 찾아 갔다고 한다.

이후 순사가 와서 빨리 조선에 돌아 가라고 독촉을 하여 오빠가 술도 사 먹이고 하여

일본 병원에 입원하고 치료를 하게 되었다.(1934년)

당시 일본의사가 골수염 인데 오른 팔을 짤라야 하는데 인물이 아까워 치료를 해 보자고 하여

뼈를 깎아내는 치료를 하여 거의 완쾌되어 귀국을 하였다.

당시에 논 서마지기 값이 들었다고 한다.

결혼을 하고 자식 셋을 놓고 서른에 청상 과부가 되셨다고

당시 아버지(할아버지)가 재가를 하지마라고 했단다.

왜냐하면 자식을 어렵게 낳았는데 누가 키울거냐며 재가를 못하게 말렸다고 한다.

눈물로 세월을 보내다 기운을 차리고 열심히 사셔서 지금까지 장수하고 계신다.

 

내 어릴때엔 도선을 타고 고모님댁에 많이 놀러 왔다.

그때마다 살갑게 대해 주시고(친정 식구라고) 잘해 주었다.

지금도 총기가 너무 좋아 모든걸 기억하시고 자주 오네 안오네를 알고 계신다.

아흔 일곱이 무색하게 건강 하시다.

정신이 초롱같은 고모님!

 

언제나 가면 이름을 불러 주시고 반갑게 맞아주시는 고모님

사랑 합니다.

자주 찾아 뵙겠습니다

 

2011.8.14  가조도 섶밭몰에서 百世淸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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