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통영길 이야기

(천개산 종주)결실의 계절 가을을 보다.

청풍헌 2015. 10. 4. 09:57

통영의 대부분을 걸어 다녔지만 천개산을 완전 종주를 하지 못했다. 20125월 노산에서 올라 우동 저수지 방향으로 하산한 적이 있다. 완전 종주는 벽방산까지 걸어야 종주다. 원장님과의 대화 중 한번 날 잡아 걷자는 말씀을 듣고 미리 답사가 필요하여 추석 연휴를 기하여 걸어보고자 마음먹었다. 지인 몇 명에게 요청 했지만 다들 일이 있어 혼자 나섰다. 척포발 황리행 버스가 09시에 출발함으로 서호시장에는 930분경 도착 예상 되었다. 시장에 가니 명절 후라 떡집에 문이 닫혔다. 하는 수 없어 충무김밥을 사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 매일 출퇴근 하는 길이라 낯설지 않았다


성우오스타 앞에서 하차하여 안정사 방향으로 올랐다. 마을 에 큰 느티나무가 있어 가까이 가보니 마을의 신목으로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나무의 둘레나 높이를 보면 족히 3~4백년은 되어 보이나 수령이 160년이라 기록되어 있다. 안정 저수지를 지나 상촌에는 오래된 마을 우물이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안정이라는 지명이 이 우물로 부터 유래되었다. 가섭암을 창건하신 도승께서 이 우물을 자시고 안정이라 이름 지었다. 당시 안정사 대웅전을 창건하던 목수들이 현 치래비등에 살게 되었으나 이 우물로 인하여 지금 위치에 살게 되었다. 솟아나는 이 물은 불로장생하는 약수라는 소문이 널리 알려지자 당시 통제사께서 뒤뜰 항아골에다 하지대를 세우고 물을 자신 후 마음을 편안히 한다하여 안정수라 했다. 그 후 이물의 이름을 따서 안정리라고 한다. 1978. 4” 라는 현판이 있다. 안정사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통제영 시절에는 종이를 만들어 납품 했으며 6.25 때 성철스님이 정진했던 곳이다. 보물로 지정된 동종과 영산회괘불도 있다. 대궐에서 하사받은 채여와 금송패도 있다. 중수하던 만세루는 완공 되었으며 아직 종루에는 올라가지 못하게 막아 놓았다


은봉암 방향으로 올랐다. 지도에 검색해보니 은봉암 쪽으로 가야 천개산 방향으로 오를 수 있다. 길가에는 도토리가 지천이다. 이곳에는 다람쥐도 없는지 온 땅바닥에 도토리다. 그만큼 나무가 오래되고 많이 있다는 증거다. 비가 내려 촉촉한 땅을 밟으며 꾸역꾸역 올랐다. 은봉암은 처음 가본다. 몇 번 마음을 내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높은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은봉암은 은봉성석이 유명하다. 세 개의 돌기둥이 있었는데 하나가 넘어질 때 마다 득도를 한 스님이 생겼는데 마지막 남은 한 개가 넘어져 성인이 생기기를 기다린다는 전설이 있다. 이곳에서 김밥을 먹고 힘을 내어 본다. 바라본 안정만은 가스공사의 탱크와 골리앗 크레인만 눈에 들어왔다. 과거 은봉암의 조망은 춘원역을 바라보며 올망졸망한 가조도와 멀리 진해만이 훤히 바라보이는 넓은 조망을 자랑했을 것이다. 지금 바라보이는 골리앗과 가스공사의 저장탱크가 좋은 것인지 나쁜 것 인지는 알 수 없다. 수 백 년이 지난 후 후세들이 평가할 것이다


마침 스님이 나오셔서 천개산 방향을 물어보니 위쪽 바위로 올라가면 길이 있다 하여 올랐다. 가파른 경사를 오르니 오솔길이 있어 계속 올랐다. 미끄러운 바위를 타고 오르니 갈림길이 나타났다. 갈림길은 벽방산 임도에서 오르는 길이다. 무척 심심한 길을 계속 진행하니 헬기장이 있으며 이곳에 구절초가 청초하게 피었다. 조금 더 가니 천개선 쉼터가 나왔다. 천개산 정상은 이동통신 중계탑이 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니 약간 두려움이 생겼다. 곳곳에 산돼지들이 뒤적인 흔적이 보였다. 사다리가 놓인 큰 바위를 오르니 오래된 소나무기 말라 죽어 뼈대만 앙상하게 보였다. 한 곳은 염소 놀이터로써 배설물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곳에서 창욱씨에게 전화가 왔다. 2시경에 문화원에 방문하기로 약속 했었다. 그러나 노산까지 4.7km 남았다. 최대한 속도를 내었다. 멀었다. 힘들었다. 가는 중에 우측으로 멀리 한퇴석산 개발 현장이 보였다. 한퇴에서는 가림막이 막혀있어 그곳에서 무었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상당한 넓이로 산을 깎고 있었다. 과연 무었을 위하여 이 자연을 망치고 있는지 한심스럽다. 매바위를 지나 창욱씨가 기다리는 노산으로 마지막 피치를 내어 내려왔다. 10.7km 5시간 22분 소요 되었다. 201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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