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23회 토요걷기(불씬먼당길) 그리움이 사무쳐 수줍은 얼굴 내민 남산의 두견화

청풍헌 2013. 11. 28. 05:42

 

 

 

골프장은 모든게 예정대로 착착 진행 되고있다.

개발행위의 일반적인 절차를 밟고있는 현장을 보았다.

토지매입, 묘지이장, 개발허가, 도로개설, 유적발굴, 현장 사무실 등등

이 모든 행위가 담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담안은 골프장이 들어서면 곧 사라진다.

아직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이라 지난해(2012)에 이어 올해도 찾았다.

작년의 길과는 판이하다.벌써 길을 조성하기 위하여 벌목을 하고 있으며

또한 곳곳에 재선충으로 고사된 소나무를 훈증 소독 하기 위한 소나무의 무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러다 소나무가 전설속의 나무가 될까 두렵다.

 

담안에서 일운 마을로 내려오는 계곡은 맑은 물이 흐르는 곳으로 논농사를 짓던 곳이다.

지금은 골프장 공사에 매입 당하여 잡초와 풀만 우거져 있다.

지도상에는 큰 길이 있는데 수풀이 우거져 길이 사라졌다.

담안에서 고개마루를 내려서 좌측 능선으로 붙어 내려왔다.

희미한 옛길을 따라 내려오니 곳곳에 장애물이 가득하다.

낫으로 길을 개척하며 내려오다 뒤돌아보면

아름다운 단풍이 흘린 땀을 보상하듯 늦가을의 정취를 빛내고 있다.

 

일운마을 공동빨래터위 정자에서 간식을 먹고

건탁씨 집에서 장어 구워먹자, 삼겹살 구워 먹자 등등의 의견이 분분 했으나 남산을 향하여 길을 나섰다.

일운마을과 이운마을은 옛 삼천진이 있던 자연부락으로

삼천진은 1488년(성종19)에 사천현의 삼천포 지역에 있던 진으로 1619년(광해군11) 이곳으로 이진을 하면서 지명이 같이 왔었다.

섬천진지도(1872년 규장각)에는 13개의 건물과 거북선이 표현되어 있으며

통영지도와 같이 별도로 제작되어 보관 되었다.

 

현재 유일하게 남아있는 유구는 권관의 불망비가 있다.

두개는 현 도로 아래쪽 '고운님 오시는 길' 입구에 있으며 하나는 도로 우측 송씨 제실 아래 언덕에 있다.

두개가 나란히 있는 곳이 옛 비석곡이라 하며 원래는 아래쪽에서 발굴되어

돌다리로 쓸려고 했으나 이곳에다 세웠다고 한다.

선략장군행권관김공광인불망비이며 선략장군행권관오공광훈청덕선정비다.

따로 있는 비석은 권관최**청덕선정비이다.

 

지형상 객사터는 499-1, 510-1이며 이곳에서 기와조각과 다량의 이조 백자 파편이 나왔었다.

옛 지도를 자세히 분석하면 현 지도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옛 지도에도 오차가 있으며 현지 주민들의 구전되어 내려오는 이야기를 종합하여 판단 해야한다.

화약고터도 보았다.

 

미래사 쉼터의 뒤쪽이 남산입구다.

남산은 여러곳에 존재한다.진의 남쪽에 있는 산이다.

통영지의 산천편에 신선암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있다.

"이곳에는 신선암이 있는데 영의 남쪽 20리 삼천진 경계에 있다.

가뭄에 이곳에서 비오기를 빈다.일명 용바위라 한다.

옛 노인들이 서로 정하기를 바람이 맑고 달이 밝으면 선동의 피리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옛 기우제를 지낼만큼 기도발이 잘 받는 남산은 무속인들이 치성을 드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금도 바위굴에는 무속인들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첫번째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잡아 나아가면 새바지의 풍경이 한눈에 바라 보이는 전망대가 나온다.

새바지와 논아랫개가 훤히 보이는 전망대는 기가 막힌 조망을 제공한다.

 

통영의 미지의 길 남산길을 걷는 내내 탄성을 내지른다.

와!와! 우리 통영에 이런 길이 있었는지???

남산의 정상을 불씬먼당으로 동네사람들은 말한다.

남산에서 봉수군이 경계를 서다가 이상이 생기면  연기를 피워 삼천진에 알리고 미륵산 봉수대와 통제영에 전달 되었다.

정상에서 불을 피웠다는 뜻으로 불씬먼당이라 했다.

 

남산은 국립공원지역이다.

식생대가 잘 발달하여 원시림이 우거져 있으며 다양한 식물군이 분포한다.

큰 바위가 많이 분포하여 다양한 이름이 있으며 그 위에서 보이는 삼칭이와 종현산은 손안에 잡히고

한산도 두억포는 지척에 있으며 다도해의 여러 섬들이 올망졸망 보이는 아름다운 전망대이다.

남산의 기운을 충분히 받고 내려왔다.

 

사라지는 담안길과 남산을 탐방한 날에

늦가을 단풍이 마지막 잎새를 달고있는 애잔한 풍경을 보았으며

그리움이 사무쳐 살포시 얼굴 내민 남산의 두견화를 만난 날이다.

좀더 좋은 길 안전한 길을 여러 사람들과 같이 탐방 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 보았다.

 

2013.11.23 남산에서 백세청풍 김용재

 

 

 

▲출발에 앞서(영운초등학교앞)

▲죽어 나딩굴고 있는 야자수

▲유적발굴현장

▲담안의 옛집

▲철이른 동백은 꽃을 피우고

▲소나무 재선충이 몰고온 재앙을

▲산길로 접어들었다

▲짐승이 다니던 길을  걷는다

▲영운천 똑방에서

▲삼천진

▲남산을 오르다 만난 생태계가 살아있는 현장(매의 포식현장)

▲기도발이 잘 받는다고 굿당이 있다.

▲새바지

▲멋진 풍광을 감상중

▲논아랫개가 훤히 보이는 곳

▲애고 허리야~~~~~~~

▲파이팅도 외치고

▲나비다, 하트다 하고 의견이 분분 했던 주복(고기 잡는 그물)

▲전망대에서 본 기막힌 풍광을

 

삼천진 지도(1872)                                                                                        다음 영운리 지도(2013)

▲칠공주가 아닌 오공주님들

 

▲사자바위

▲온몸에 도둑놈이...

▲성형수술의 부작용을 앓고있는 일운벅수들

▲몸살기운을 이겨내고 좋은 길을 안내해준 김상현 기자